그레고리오 성가에 대하여
“어? 이 곡 어디서 들어봤는데!”
클래식 음악은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있을 만큼 익숙하지만, 막상 이 곡이 어떤 작곡가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혼돈될 때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클래식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같이 따라오는 것이 “어렵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AI시대, 안타깝게도 우리는 다양한 신기술에 적응하고, 메인 스트림 문화를 소비하느라 시간이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것은, 근본적인 삶의 가치와 뿌리입니다. 클래식음악에는 우리에게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근본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어 현재 우리가 목도하는 다양한 사회현상을 투영해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변하지 않는 클래식의 가치를, 역시나 빠르게 소비할 수 있도록 전하고자 합니다. 앉아서 먹을 시간도 부족해 테이크아웃을 해야만 하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클래식음악이라는 지성을 사이드로 함께 테이크아웃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의 클래식 테이크아웃은 바로 서양음악사 2000년 중 ‘중세 기독교 음악 시대’입니다. 클래식음악의 역사는 기독교와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서양음악사의 시작을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채택한 392년으로 보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중세(Middle Age)란,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5세기 중반부터, 동로마 제국이 멸망한 15세기 중반의 약 1000년 동안을 의미합니다. 이 시기에, 기독교 예배를 위해 만들어진 음악인 ‘그레고리오 성가(Gregorian chant)’가 등장합니다. 정식 명칭은 ‘로마 전례 성가(Graduale Romanum)’인데, 당시 로마의 교황 그리고리오 1세의 이름을 따온 것입니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멜로디가 하나인 단선율인데, 높은음에서 낮은음으로 내려가면서 끝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1옥타브 범위 내에서 음이 내려가면서 끝나는 성스러운 음악이라면 틀림없이 그레고리오 성가입니다. 사실 그레고리오 성가는 유럽에 다양하게 퍼져있는 성가의 통합본입니다. 로마 교황 그레고리오 1세는 지역마다 교회 음악이 다를 경우, 로마 교회의 영향력 확장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단체 행동을 할 때, 공통된 노래를 부르는 것만큼 힘이 되는게 없지요. 현재 목도하고 있는 다양한 집회 현장에서, 학교 운동회에서, 집단 통제가 필요한 공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5세기, 중세시대에도 이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독교의 전파와 함께 그레고리오 성가가 유럽 곳곳에 보급되어 민족은 달라도 같은 노래를 부르는 결속을 불러왔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에너지가 필요할 때 어떤 노래를 흥얼거리나요? 오늘의 클래식 테이크아웃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주 테이크아웃은 그레고리오 성가가 미치게된 지정학적 갈등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