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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섭 Jul 04. 2024

힘들고 지루한 삶에서 탈출하는 방법

매일매일이 기분 좋았던 초등학교 때로 돌아가게 된다

오랜만에 고향에 갔는데 초등학교 때 내가 쓴 그림일기가 있었다. 한 장 두 장 넘기다 보니 하루하루가 참 흥미롭고 재밌었다. 읽다보니 어릴 적 생각이 많아졌다.


초등학교 1학년 겨울 방학이 끝나고 2학년이 됐다. 새 학기가 되고 새로운 반으로 들어갔다. 내 책상을 찾아서 앉았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어? 작년보다 나 엄청 달라졌네? 키도 크고, 축구도 잘해졌고, 구구단도 하고, 영어 알파벳도 이제 안다. 기분 아주 좋다 ‘


중학교 3학년 겨울 방학이 끝나고 졸업을 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고, 새 학기가 되어 새로운 학교로 들어갔다. 새로운 반에 들어가서 내 책상을 찾아서 앉았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새로운 것들을 할 수 있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어? 작년보다 나 엄청 달라졌네? 키도 1년에 20cm나 크고, 문과 이과 나눠서 공부도 하고, 부모님 없이 친구들하고 여행도 가네. 중학교 때보다 생각하는 것도 많이 달라졌어. 기분 아주 좋다 ‘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치고 졸업을 했다.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었다. 새로운 학교로 들어갔다. 새로운 교실에 들어가서 내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새로운 것들을 할 수 있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어? 작년보다 나 엄청 달라졌네? 이제 키는 안크지만 운전도 할 수 있고, 술도 먹을 수 있고, 대학교 낭만도 느낄 수 있네? 와 이거 장난 아니다 ‘


대학교 4학년 간호학과 국가고시를 치고 면허를 따고 졸업을 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 취업을 했다. 나는 첫 출근을 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새로운 일상을 살게 됐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어? 작년보다 나 엄청 어른이 된 것 같다. 이제 내가 원하던 서울에서 일도 하고, 쉬는 날에는 서울 라이프를 즐길 수도 있네? 와 이게 내가 바라던 어른의 삶이지!’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취업을 할 때까지 달라지는 게 많았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매년 내가 성장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취직을 하고 나서 그런 느낌이 줄어들었다. 매년 새로운 사람을 만났고, 배웠지만 성장한다는 느낌이 없었다. 사실 매년이 똑같았다.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지루해졌다. 신규 때부터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다가 입사 3년 차가 되었을 때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다. 일단 퇴사하기 전에 어느 정도의 준비를 하고 나가고 싶었다. 뭘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독서를 하게 되었다.  


평소 1년에 책 1권도 안 읽었기에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다. 남들 다 좋다고 하는 베스트셀러부터 읽어나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시 삶의 재미를 느꼈다. 지금은 1년에 120권 , 1달에 10권, 1주일에 2-3권, 하루에 반권 정도는 무조건 읽고 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어? 작년보다 나 엄청 달라졌다. 책 읽는 것도 재미있고, 일하는 것도 재미있고, 사는 게 다시 재밌어졌네? 와. 김태섭이 다시 돌아왔구나’

책을 읽고 나니 다시 매일매일이 신기하고 재밌어졌다. 초등학교 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어릴 적에는 뭐든 간섭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어른이 빨리 되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그토록 바라던 어른이 되었다.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지내는 삶은 생각처럼 너무 좋았다. 하지만 그만큼의 책임이 따랐고 취업 후에는 일만 하다 보니 성장한다는 느낌이 없었다. 성취감이 없으니 지루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원하던 서울 라이프를 즐기고 싶어도 거의 대부분이 집과 일만 반복되었다. 놀고 싶어도 너무 무기력하고 피곤했다. 많은 날들이 내가 사람이 아니라 일하는 기계가 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퇴사하고 싶었다. 그만두고 뭐 할지 고민하면서 책을 보게 되었다. 책은 나를 도와주었다. 지루한 어른의 삶에서 나를 꺼내주었다. 더 이상 어제의 나로 다시 태어나지 않게 해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의 깊이와 넓이가 커졌다. 하루에 0.1%라도 매일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키는 더 안 크겠지만 생각만큼은 1년에 120cm씩 커지고 있다.


독서는 지식을 쌓는 게 아니라 생각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책은 도와준다. 우리가 다시 새로운 생각을 장착한 어린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책을 통해서 매일매일 다시 태어나자. 그래야 매일매일이 신기하고 재밌다.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고명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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