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

by 채작가


아침에 눈을 뜨고 정신없이 출근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현재의 나의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그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애틋한 듯, 서로 간의 선을 지키는 듯, 멀다가도 한없이 가까워지고, 너무 가까워졌다 느낄 때에는 한 발짝 물러나게 되는, 그런 사람들.


회사에 처음으로 출근했을 때에 봤던 동료들은 너무 어색했고 조금은 무서웠다. 어떤 사람일까.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날 어떻게 바라볼까. 나랑 같은 생각일까, 다른 생각일까.

군복무를 하던 시절, 처음으로 자대에 배치된 신병이 된 것처럼 어색하고도 불편한 마음으로 동료들을, 선배들을 대했던 것 같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그들과 나 사이의 어색한 공기들이 익숙해져 갈 즈음에 계절은 변해갔고 어느새 우린 일상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다만, 모든 걸 보여주지는 못하는, 적당히 친한 같은 반 친구 같은 사이. 그래도 그중에서도 특히나 맘이 잘 맞는 사람들은 있었다. 마치 나의 형제 같았고 오랜 시간을 함께한 것처럼 가까워졌었다.

그러다 첫 부서 이동을 경험하게 된 순간이 있었다.


가족 같던 사람들, 나의 일상을 가장 많이 알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몸이 조금은 멀어져도 그들과의 유대감은 오래도록 지속될 거라 느껴졌다.

한동안은 그랬다. 사내 메신저를 통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그곳은 어떻냐, 이곳은 어떻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점차 그 시간은 벌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아침부터 인사하고 퇴근하면 함께 술 마시며 하루에 15시간을 함께하던 그들이었지만 이제는 가끔 안부를 묻고 일 년에 한두 번 만나게 되는 적당한 지인이 되었다.

그래도 마냥 섭섭하지는 않다. 우리는 또 서로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내고 있었으니까. 현재의 동료들과 또다시 유대감을 쌓으며 사회생활을 하는 중이었으니까. 이제는 그런 마음을 잘 아니까 서운하지는 않지만, 어딘가 아쉬운 마음은 든다. 직장동료란 참 가깝고도 먼 사이구나. 앞으로 30년은 회사생활을 더 하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려나. 그래도 그들과의 관계가 덧없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저 각자의 삶을, 회사 안에서의 삶을, 가족과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일들과 감정들을 나누는 존재. 세상 그 누구보다도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함께 위로하고 보듬어주지만 부담 주지 않는 존재, 직장동료. 참으로 귀하고도 평이하고도 돌아보면 특별하게 느꼈던 마음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오늘도 함께하는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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