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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열매 Jul 23. 2024

아직 공사 중

좀 부실하고 허술해  보여도

@father7576 열매 그림일기

초등학교 시절 고모를 따라 성당을 다녔으나

막연한 신앙생활이었고, 30살쯤 친구의 권유로 따라간 교회에서 신앙생활이 시작됐다.

많은 위로와 평안이 나에게 찾아왔다.

특히나  우리 모두  '아직 공사 중'이라는 말은 자유함까지 느껴졌다.


좀 단단해졌나 싶다가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와르르 무너지기도, 부실하고 구멍이 뻥뻥 뚫렸으나, 그럭저럭 버틸 때도 있었다.

세상 사는 동안 내 삶의  공사가 완공되기는 어렵겠지만, 그때그때 하자가 생긴 부분을 살피고 보수하며 살고 싶다.

 

나의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정말 되는 데로 살았다.


직관적이고 충동적인 나는 계획 따윈 없이 하루하루 살았다.

31살 결혼을 하고 32살 딸을 낳았지만 내 생활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신앙생활이 인생의 전환점은 되었지만 기본생활 습관은 그대로였다.


새벽에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나 언제나 하루의 시작은 분주했고,

미리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은 언제나 어려웠다.

모든 일을 닥쳐서 벼락치기로 처리했다.

약속 장소에 기본 20분은 먼저 도착하는 남편과 20분은 기본 늦는 나와의 갈등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15년 넘게 아침형 인간을 꿈꿔왔으나 정작 3일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21년 그림책을 준비하면서 새벽 5시 미라클 모닝에 도전했고,

혼자서는 할 수 없었지만 밴드 활동을 통해 서로 격려하며 새벽의 힘을 느끼게 되었다.

인증 못한 날도 많았고 인증만 하고 다시 잠든 날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새벽시간이 주는 힘과 여유를 한번 맛본 이상

포기가 되지  않았다.

새벽시간은 에너지가 가득하다.


엄마, 아내를 떠나 ‘나’로 오롯이 있을 수 있다.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고 책을 읽고 하루를 계획한다.

삶의 루틴은 안정감을 주고, 자신감을 채워준다.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가슴을 채워준다.

또한 혼자가 아닌 함께 글로 남기고 지지하며 연대할 때, 그 힘은 커진다.


 

요즘엔 새벽 수영을 시작했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운동은 꼭 필요하다.

숨쉬기만 하고 살아온 내게 운동은 참 버겁다. 하지만 또 재미있다.

 

새벽 6시 수영장은  또 다른 세상이다.

 

나의 몸과 마음을 잘 컨트롤하고 싶다.

매일매일의 훈련을 통해서 성장하고 싶다.

일 년에 한 권씩 그림책을 만들고

모여서 함께 글도 쓰고

누군가 앞에서 말하는 것은 많이 부끄럽지만 그것도 극복해 보고 싶다.


그림과 글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사람들과 연대가 이루어지는 삶

그 연결망 안에서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토닥 한 줄

빛은 그늘에서도 죽지 않고 자라는구나

                                                 -최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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