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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20살 - 인천, 새내기

철부지 그 자체

by 송대근
술만 먹다 허비한 세월


20살의 저를 요약하자면 저 한마디로 끝나겠습니다, 예.


그리고 그 술 때문에 지금까지도 고통받고 있으니, 이것은 15년 전의 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겠죠.


갓 20살이 된 저는 당연히 경제관념도 없고, 세상물정도 모르고, 그저 성인이 되어 리미트가 풀린 기분의 해방감으로 살았습니다.


담배도 피워보고, 술도 마셔보고, 연애도 시도해 보고(못함)


유년시절엔 할머니와 함께 서울 고척동에서 살긴 했지만, 초등학생 이후로는 쭉 인천에 살았고 지역기반이 인천에 형성된 만큼, 저는 20살 대학진학을 인천으로 결정했습니다.


뭐 미래나 직업에 대한 고찰이 있던 것은 아니었고요. 성적 맞춰서 그냥 집 가까운데 고른 거죠.


그렇게 신연수역 인근 소재의 모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수도 없이 본 광경이네요...


매일같이 학교에 다니면서도 딱히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나마 보람찬 일이 있었다면 기타 학원에 등록해서 반년정도 다녔습니다.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것은 파고드는 성격인지라 대학수업 빼먹고도 기타 학원에는 갔고, 한번 가면 반나절은 앉아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인가 원장님도 나중에는 저한테 학원 맡기시고 볼일 보러 다니시고 한 기억도 있네요ㅎ


아무튼 그때 Enter sandman 까지 배우고 그만 다녔던 것 같습니다. 이때 배워둔 음악적 소양이 또 나중에 써먹을 때가 올진 몰랐지만요.


그렇게 방탕하게 2010년 1년을 허비했습니다.


반기 학비 450만 원을 아버지께서 대출받아 내어 주셨단 사실도 모른 채 말이죠.


기타 학원비도 썼죠. 월 20만 원이었습니다.


그 외 한 달에 용돈(술값)으로도 20만 원 정도는 지원받았습니다.



450×2 + 20×6 + 20×12 = 1260



네, 저의 스무살은 채무로 시작됐습니다.


20살 자산 -126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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