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서른다섯, 마흔다섯 수의 상처
스물다섯, 서른다섯, 마흔다섯 수의 상처
서른다섯 수 사건 이후 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돈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해답을 찾길 바랐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건 무시와 뒷말뿐이었다.
나는 싫고 좋고의 표현을 분명하게 한 것 같은데 왜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이야기를 못 들었다 이야기하는 거지? 왜 사람들은 나를 답답해하며 화를 내는 거지?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거짓말 아니고 진짜인데 왜 안 믿는 거지? 등등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세상 모든 일이 상처였다. 나는 정말 솔직했는데~
솔직하면 솔직할수록 의심은 커져가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자존감이 떨어질수록 솔직함에서 멀어지고 말을 가려하며 질문을 하게 되었고 당연한 수순처럼 방향은 이상한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누군가 2000만 원을 빌려주겠다 했다. 나는 분명 이자를 준다 한 적이 없었다. 와이프한테 설득이 되어야 하는 일이기에 이자를 달라 말했다. 그래도 감사했다. 나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 나에게 돈을 빌려준 호의는 다른 마음이 있기 때문이란 걸~
내 눈에 모든 사람이 똑같이 느껴졌다. 원금만큼의 이자를 주는 일이 발생했고 또한 여자로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은 나는 상대를 화나게 만들었다. 학원을 내손으로 없애고 수입을 어떻게 창출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 나는 끊임없이 끌려다니게 되었고 연예인이라도 된 듯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2억을 빌렸다며~!!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애교였고~ 나에게 전달이 된 이야기는 그 미친 XX는 "나 윤 OO 따먹고 싶어"라고 말했다는 이야기였다. 다시 떠올려도 여자로서 그렇게 치욕스러운 말이 또 있을까?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계속 잘못 끼우게 되는 법이라 사람들은 말한다.
정말 끌어당김의 법칙을 잘 실천하고 있기라도 한 듯 나는 빚을 끌어들이고 안 좋은 기운의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은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남아있는 안 좋은 선택지 중에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업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하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학원을 오픈했어야 했다.
나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기 때문에 너무나 성급하게 당구장 위에 학원을 차린 것이다.
당연히 학부모들은 싫어했고 원생이 잘 늘지 않았다.
다시 한번 돌파구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교습소를 차리기로 했다. 인테리어 비용은 아까우니까 안 해도 되는 곳으로 가자라고 마음을 먹고 움직였다.
두 번째 부동산 사건이 일어났다. 관리처분 인가가 떨어진 곳에 중개수수료를 받고 나를 소개한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주인도 월세를 받으면 안 되는 곳이란다. 그것도 모르고 인테리어 비용이 들지 않았다고 좋아하며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계속 내뱉었다. 이상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이상한 서류가 붙기 시작했다.
동생에게 원장이란 타이틀도 필요 없고 우리 그냥 수업만 하는 학원 하자 말을 하고 학원을 차려 정말 열심히 수업만 했다. 어느 순간 조금씩 안정이 되어갔고 수강료를 체크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오고 있는 것 같았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며 입 밖으로 뱉은 말은 "이만큼도 감사합니다"였다.
잠을 잘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어 감사합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