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밤의 노래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우는 시간이면
깜박이는 가로등불 아래에서
내 그림자가 하나에서 둘로
사방팔방으로
갈라지는 것을 보았다
나는 밤새
인적 드문 묘지를 뒤적거리다
죽어가는 것들을 한 움큼 모아 왔다
당신이 버리고 간 그것들을
손에 끼웠다 머리에 썼다 입에 담았다
지워버렸다
당신이 기르던 토끼와
우리가 지나쳤던 계절까지
그 어떤 죽음도
사소할 수가 없다
쓰이지 못하는 것들을 상대로
이리저리 애만 먹는 것을
미워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새벽의 중간에서 허우적거리다
잠들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거야
누군가는 이 시간에 제 짐을 덜어내느라
다른 이의 살갗을 도려내고 있을지 모른다
내 삶은
아름다워야 한다
죽어가는 당신과
살아가는 나를 위해서
죽어가는 당신과 살아가는 나 사이에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틈이 있습니다.
그것은 타인의 고통을 헤아릴 수 없는 슬픈 태생에서 기원한 것일 테지요.
아무리 슬퍼 목이 메어도 여전히 나는 잠들 수 있고 당신을 위로하려 애써 보아도
남아있는 것은 어쩌면 작은 이기심 그 어린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부디 당신과 내가 아름다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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