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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Oct 05. 2015

가을산

면도크림 잔뜩 바른

단정한 가을산이

서늘한 바람 끝에

사각사각 길을 내 준다.


여름 한철 무성했던 

초록의 잎새들은

추억 사른 소지(燒紙)처럼

바삭바삭 땅에 내린다.


남은 미련 때문인지 

한순간 정신 팔린 

가을산의 군데군데,


선혈빛이 멈추지 않고 

온 산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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