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

by 박재우

면도크림 잔뜩 바른

단정한 가을산이

서늘한 바람 끝에

사각사각 길을 내 준다.


여름 한철 무성했던

초록의 잎새들은

추억 사른 소지(燒紙)처럼

바삭바삭 땅에 내린다.


남은 미련 때문인지

한순간 정신 팔린

가을산의 군데군데,


선혈빛이 멈추지 않고

온 산에 흐른다.


68303_437354966321401_1854553215_n.jpg
매거진의 이전글조조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