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의 아이들을
속절없이 바다에 묻고
보상금 운운하며
손을 털어 버릴 때
눈치 챘어야 했다.
빼앗긴 나라에 태어난 이유로
군인들의 욕정에 짓이겨진
소녀들의 영혼을
돈으로 셈하겠다는 패륜을
협상으로 받아들일 줄이야.
구하지도 않고
책임지지도 않고
사죄하지도 않은 채
오로지 돈으로만
도리를 다하고 있구나.
일찍이
임금은 아버지요
신하는 사랑하실 어머니요
백성은 어린아이라고 했거늘,
아이 잃은 부모가
그 대가를 흥정하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