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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Apr 01. 2016

April Funk

페퍼톤스

https://youtu.be/vcSmfXEeKpA


일 년 전 오늘,

나는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었다.

처음으로 죽음의 전 과정을 목도(目睹)하면서

나는 멈춰 버렸다.

밖으로 향한 모든 것을.


안으로, 안으로만 생각이 흘렀다.

살아 있는 것이 허무하고 슬펐다.

심장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움직일수록 통증은 더 심해졌다.

그래서 지난 4월은 실로 나에게

'잔인한 달'이었다.


그 잔인한 계절에서 나를 구해 준 것은

사람들이었다.

평소엔 그저 편안하기만 했던 사람들.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선 내 주위로

그들은 채송화처럼 피었다.

-4월이 되자 일시에 폭발하여

견고한 겨울을 무너뜨린 봄꽃들처-

그들은 4월의 템포로 수다를 떨었다.

경쾌한 울림이

생(生)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깨진 하늘이 아물고 가슴에 뼈가 서고 나니

4월의 생명력이 새삼스럽다.

이번 4월에는,

하늘 아래 모든 것을 제대로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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