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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우 Jul 12. 2015

더 리치(Beyond The Reach)

한계선에서 펼쳐지는 사투

최고 기온 54°C에 달하는 사막. 타들어가는 햇빛을 피할 곳도 없다. 끝없이 펼쳐진 그곳에서 벌어지는 생존 사투. 욕망의 한계선에서 마주친 두 남자의 대결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펼쳐진다. 진-밥티스트 레오네티 감독은 광고 연출가 출신답게 세련된 영상미를 구사하였다. 쇼트의 충돌과 클로즈업된 화면으로 극한 상황과 인물의 심리를 리듬감 있게 전달하며 서스펜스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다.      



매덕(마이클 더글러스 분)-끝없는 욕망을 추구하다.

그는 성공한 사업가이다. 미국에 한 대밖에 없는 초호화 오프로드 자동차를 타고 왔다. 사냥판에서 잔뼈가 굵은 ‘벤’도 처음 보는 최신식의 총을 지니고 있다. 사막 한가운데에서도 위성전화로 어디든 통화할 수 있다. 문명의 음식을 먹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신다. 그의 욕망의 영역에는 한계가 없다. 한계에 다다르면 그는 돈으로 거래를 한다. 돈을 건네고 악수를 나누면 거래는 완성된다. 그렇게 그는 끝없는 욕망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     



벤(제레미 어바인 분)-욕망을 피해 한계선 안에 머물다.

그는 사냥꾼을 위한 베테랑 가이드이다.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 탐험과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욕망을 충족하는 것을 돕는다. 그러면서 안전을 위해서는 한계선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생활을 위해 자신의 곁을 떠나는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될까 봐 걱정하면서도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정작 자신의 욕망을 회피하면서 욕망의 한계선을 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매덕 vs. 벤

벤은 제멋대로인 매덕이 못마땅하다. 거물급이라고 거들먹거리는 그에게 각종 허가증을 보여 달라고 한다. 둘의 관계가 한계선에 도달하면서 첫 번째 타협이 이루어진다. 허가증 대신에 매덕은 벤에게 돈을 건넸다. 갈등하던 벤은 황급히 돈을 챙긴다. 벤은 이제까지 지켜 온 양심의 영역 밖으로 이탈한다. 함께 큰뿔양을 찾는 두 사람. 벤이 저 멀리 있는 생물체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매덕은 방아쇠를 당긴다. 하지만 피를 흘리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현지인 찰리였다. 사건의 수습을 위해 매덕은 더 큰 거래를 제안한다. 벤이 그 거래를 거부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두 사람의 싸움이 시작된다.     



태양, 욕망의 불덩이


갈등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강렬한 햇빛 탓에 대상의 정체를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다. 그간 지켜 온 양심을 버린 청년 벤. 욕망에 눈이 멀어 베테랑답지 않은 실수를 한 것이다. 이러한 시퀀스에서 태양을 욕망의 상징으로 읽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태양의 상징적 의미는 더욱 강화된다. 매덕은 태양이 더 강하게 내리쬐어 벤이 죽게 되기를 바란다. 벤은 태양을 피해 안전하게 머물 곳을 찾는다. 매덕은 벤에게 말한다. “해를 봐, 벤. 해는 너를 정말 좋아해.”라고. 태양을 쳐다보는 벤. 그는 저 멀리 태양을 피할 곳으로 달린다. 욕망을 마주하길 좋아하는 매덕과 욕망을 피해 살아남기를 바라는 벤.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그들의 머리 위에 욕망의 태양이 불타고 있다.     



끝없는 욕망들이 충돌하면서 사막처럼 황폐해져 가는 현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영화를 본 후에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이 영화가 단순히 어설픈 결말의 오락 영화로만 보이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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