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tle Rain
난 레몬이 되려고, 너에게.
오늘 하루 너에게 묻은
세상의 냄새들을
싹 가시게 해 줄 거야.
그리고 네 고유한 풍미를
더 돋우어 주려고.
날 아몬드처럼 씹으렴.
'와드득' 소리와 함께
너를 가두는 피로의 껍질들이
고소하게 부서질 거야.
하루 한 줌씩 씹다 보면
얼굴의 주름살도 펴진다지, 아마.
그래, 나는 너의 '레몬드'야.
너 없이 나 혼자면
시큼해서 눈살이 찌푸려지고,
금방 눅눅해져서 축 처져 버리는.
향긋하고 바삭하게
너와 함께이고 싶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