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
엄마,
누가 나한테 그러더라, 사람이 천국에 가면 얼굴이 하얗게 빛나고, 고통 속에 죽으면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고 말이야. 나는 그 말이 뭔지 몰랐어. 아니 상상만 했지. 그래 상상이었지.
하지만 엄마, 나는 엄마가 천국에 간 것을 진심으로 믿는다. 왠 줄 알아요?
엄마의 얼굴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거든. 그게 내가 본 엄마의 마지막 얼굴이었어요.
요양병원에서 엄마가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고, 아빠랑 서둘러서 나왔는데..
5분만 더 기다려주지, 아빠랑 나는 병원에서 딱 5분 거리에 떨어져 있었는데,
내가 받은 전화 너머로 들리던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아.
"방금 심정지를 확인했습니다."
병실에 들어섰을 때, 아직 채 빼지도 못한 링거를 정리하며 엄마의 팔에서 주사를 빼던 간호사 옆에서 엄마는 너무 평온하게 침대에 누워있었어요.
같은 날 오후에 요양병원에서 봤던 엄마의 얼굴은 숨 가쁨에 괴로웠던 모습이었고, 피부색은 참 많이 안 좋았었는데, 그 밤에 본 엄마의 모습은 뽀송뽀송한 아기 피부처럼 하얀 얼굴에 천사처럼 평온하게 누워있었지.
엄마는 여전히 따뜻했고, 보드라웠어요. 힘든 모습이 아닌 평온한 엄마의 모습에 나는 울면서도 감사할 수밖에 없었어요. 힘들게 숨 쉬고 있던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게 더 많이 힘들었으니까
엄마가 나에게 천국에 갔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 그래서 너무 좋다고..
내가 본 엄마의 마지막 얼굴, 하얗게 빛나던 모습, 감사해요. 엄마의 환한 얼굴로 기억하게 해 줘서~
근데 엄마가 내 옆에 더 이상 없다는 게 아직은 많이 슬프네요.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