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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나무 Mar 04. 2023

나를 울린 두 사람의 죽음

사카이 이즈미, 그리고 다케우치 요코

주말을 맞아 한가한 시간을 보내다 유투브에 접속했습니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우연히 지나간 TV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광고들중 다케우치 유코竹内結子가 등장하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참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데 2020년 가을에 사망했으니 벌써 햇수로 3년이 됩니다.


다케우치 유코는 2020년 9월 27일 참 아름답던 가을 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정말 예쁜 여배우'라 불리며 아름다우면서도 연기력도 뛰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녀입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今、会いに行きます'를 보며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다케우치 유코 보다 먼저 나를 울린 사람은 사카이 이즈미坂井泉水, ZARD로 알려진 가수입니다. 긴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지지마負けないで'를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 '지지말라며 당신은 왜 진거야!'란 원망의 소리를  되내이며. .

공교롭게 두 사람 모두 나이 마흔에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사카이 이즈미 1967 ~ 2007 / 다케우치 유코1980 ~ 2020


사카이 이즈미를 처음 알게된 것은 1993년께로 기억합니다. 일본 출장중 카페인지 이자카얀지 하여간 그런 곳에서 처음 듣고 '이 노래 참 좋다'라고 느껴져 주인에게 가수를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자드'라고 한 것 같으나 그 이름은 곧 잊어 버렸습니다.


1995년 봄 일본으로 가서야 좀 더 알게되었습니다. 그때는 '사랑이 보이지 않아 愛が見えない'라는 노래가  한참 인기를 끌던 시기였습니다. 그녀는 TV 출연을 하지 않았습니다. 라이브도 하지 않았습니다. 데뷔 초기에 TV에 잠깐 몇번 나왔었고, 가수로서의 완성도를 높인 다음에 하기로 약속한 라이브 공연도 데뷔 13년만에 이루어졌습니다. 1991년 밴드 ZARD로 데뷔했으나 이듬해부터 원맨 밴드가 되어 자드는 곧 사카이 이즈미와 동일어가 되었습니다.


TV 출연도 없고 단독 콘서트도 없었으나 큰 인기를 얻었고 그녀의 노래는 애창곡이 되었습니다. CD만으로 소통하던 그녀는 1999년이 되어서야 첫 비공개 콘서트를 가졌고 2004년에 비로서 첫 전국 순회 콘서트를 가졌습니다.  2004년 그녀의 불후의  공연 What a beautiful moment tour의 DVD를 찾아 아키하바라秋葉原를 헤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가수이면서 시인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노래 대부분의 가사를 직접 썼습니다. 그녀의 외모에서 보듯 무척이나 감성적인 가사들입니다. NHK에서 사카이 이즈미 추모 특별 방송을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이즈미의 습작 노트가 공개 되었습니다. 수없이 지우고 새로 쓴 시들이 가득했습니다.


경부암으로 게이오기주쿠慶応義塾 병원에 입원, 투병중 병원 외부 계단 실족사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발표일 뿐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자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족사를 믿고 싶지 않았던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자살이라고 믿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즈미에게 어울리는 죽음이 자살이라고 생각한 것일까요? 이즈미가 자살을 했다고 발표하면 사회적 파장이 크고 그녀를 따라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할,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 우려로 사고사로 발표했다는 설도 있었습니다.


 '안녕이라는 말은 지금도 이 가슴에 있어요 サヨナラは今もこの胸にいます'는 특히 가을에 들으면 더욱 깊은 가을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녀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화창한 봄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사망 소식을 듣고 큰 충격으로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지금도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왠지 눈물부터 납니다. 그녀는 생전에 한국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가본 적이 없는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란 메세지를 그녀 특유의 문체로 남겼습니다.


'당신 덕분에 참 행복했어요... 정말 고마웠어요'


다케우치 유코를 알게 된 것은 2002년 방영된 '런치의 여왕ランチの 女王'을 통해서입니다. 2004년 개봉되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를 보며 엄청 울었고, 죽음이 슬픈 건 보고 싶은 사람을 더 이상 볼수 없어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같은 해 2004년 방영된 청춘물 '프라이드プライド(남우 주연 카무라 타쿠야木村拓哉 (SMAP))’ 를 보며 그녀의 발랄함을 보았고, 이어 2008년 '장미없는 꽃집薔薇のない花 (남우 주연  카토리 싱고香取慎吾(SMAP))'을 보며 애절한 시각 장애인의 역할을 보았습니다. 2010년에는 '스트로베리 나이트'에서 여형사로 분한 그녀에 또 한번 반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여왕이라는 표현은 정말 그녀에게 꼭 맞는 표현일듯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지금 만니러 갑니다'에서 호흡을 맞췄던 남자 배우 나카무라 시도中村 獅童와 결혼하여 3년만에 이혼하고, 2019년 재혼하여 살다가 2020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나카무라와는 그의 외도로 이혼했으며, 나카무라는 다케우치에게 얻은 아들의 양육권을 받아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잘 가요,  많이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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