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듣는다는 건

살아 움직인다는 것

by 사계절



어제 아버지가

드디어 보청기를 착용하기 시작하셨다.



중도 난청.

보청기를 착용하면 최대 90%까지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소리가 뇌로 전달된다’는 것은

곧 뇌가 자극을 받고 움직인다는 뜻이다.



반대로,

소리가 전달되지 않기 시작하면

뇌가 서서히 퇴화하기 시작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래서 노화의 속도는

그 작은 ‘소리의 통로’가 막히는 순간부터

조금씩 빨라질 수 있다.



나는 이상하게도 아버지의 파킨슨보다

난청의 무게가 더 크게 와닿았다.



평생 미장일을 하시며

공사장의 시끄러운 소리를 견디셨던 아버지.

그 때문일까,

아니면 단지 세월의 흐름일까.

자식들을 키우느라 이어온

육체노동의 대가일까,

아니면 그저 자연스러운 신의 섭리일까.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었다.



이제 아버지는

보청기 적응 훈련을 시작하신다.

잘 적응하시길, 꾸준히 착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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