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삼각대를 찾아서 (1)

나는 왜 사진을 찍을 때마다 좌절하는가

by 사싶


나는 인플루언서다.


그렇다고 아주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개의 채널을 합쳐 팔로워 수는 6만 정도다. 예전만큼 활발히 운영하지 않아 점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콘텐츠를 제작하고 사진을 찍는 일을 좋아한다. 협찬을 받거나 광고를 진행하며, 브랜드와 협업하여 촬영하는 일이 가끔씩 생긴다. 그러나 여기서 나를 가장 번번이 좌절시키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사진에 대한 미적 완성도다. 나는 단순히 ‘찍는 것’이 아니라, 내 취향과 감각을 반영한 완벽한 프레임을 원한다. 하지만, 이 미적 추구가 지나쳐 현실과 충돌할 때가 많다.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인간 삼각대가 필요하다


나는 삼각대를 사용한다. 그러나 삼각대는 결코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어주지 않는다.


첫째, 촬영 중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얼굴이 정확히 어떤 각도로 나오는지, 손끝이 어디까지 뻗어야 하는지, 배경과 인물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는지—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트북과 스마트폰 미러링을 시도해봤다. 그러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고 해서 문제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삼각대 너머로 노트북을 확인하며 포즈를 맞추는 일은 지나치게 번거로웠고, 실시간으로 디테일을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상반신이나 옆모습 정도는 조절할 수 있지만, 전신 촬영에는 불편함이 컸다.


둘째, 내 키보다 긴 삼각대를 찾는 일이 어렵다.

나는 비교적 키가 큰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삼각대로는 원하는 구도를 잡기 어렵다. 더 높은 시선에서 촬영하려면 삼각대의 높이를 최대로 조정해야 하는데, 일반적인 삼각대는 한계가 있다. 물론 더 긴 제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집이 두 개라서, 이를 위해 두 개의 삼각대를 사는 것은 낭비처럼 느껴졌다. 결국, 기존에 있던 것을 그냥 쓰기로 했다.


셋째, 블루투스 리모컨은 늘 어디론가 사라진다.

가끔 블루투스 리모컨을 사용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충전을 잊어버리는 일이 잦고, 막상 필요할 때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결국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리모컨 방식은 포기했다.


나는 인간 삼각대가 필요했다.


하지만 나의 주변에는 사진을 취미로 하거나 업으로 삼는 친구가 없다. 인플루언서들끼리 만나서 서로 촬영을 도와주면 좋겠지만, 나와 맞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에 있다. 나는 지방에 거주하고 있고, 온라인에서 빠르게 친해지는 성격도 아니다. 결국, 혼자서 삼각대와 사투를 벌이며 촬영하는 날이 대부분이다.




장소라는 가장 큰 문제


그러나 촬영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따로 있다. 바로, 장소다.


장소는 사진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포즈를 취하더라도, 배경이 달라지면 사진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러나 문제는, 나는 촬영할 공간이 없다.


서울에는 인플루언서들이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는 룸 스튜디오가 많다. 감성적인 배경, 다양한 콘셉트, 그리고 자연광이 잘 들어오는 공간까지, 원하는 무드를 연출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 하지만 나는 지방에 살고 있다. 그리고 내 주변에는 촬영용 룸 스튜디오가 없다. 만약 전신을 촬영하게 된다면, 결국 선택지는 예쁜 거리 및 카페다.


그러나 혼자 카페에 가서 삼각대를 세워 놓고 찍고 있으면, 마치 그 공간을 전세 낸 사람처럼 보인다. 이런 행위가 도를 넘어 지나치게 된다면 이로 인해 몇몇 카페들은 상업적 촬영을 금지하기도 하고,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그들의 공간이 사진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는 아니니까 카페 입장에서도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만약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가 있다면 어떨까?

카페도 손님을 원하고, 크리에이터들도 촬영할 장소가 필요하다. 만약 촬영을 위한 공간을 카페와 협의하여 제공하고, 이를 활용해 서로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이 가능하다면?


그러나 장소 문제는 단순한 공간 확보의 문제를 넘어선다. 결국, 나는 여전히 인간 삼각대를 필요로 한다.

삼각대를 세워두고 혼자 촬영하는 것은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나는 같은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구조가 가능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내가 UX/UI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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