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웹툰 작가 도전기
여기,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공부를 해본 적 없는 양 씨가 있다.
양 씨는 못다 한 공부를 하고 싶어 평생교육원을 시작했다. 몇 주 수강해 보니, 집에서는 공부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퇴근 후에 학교 도서관에 가기 시작했는데, 하나 더 알게 된 건 학생식당이 싸다고 다 먹다 보면 공부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
오늘은 좀 우울한 일이 있었다. 수요일까지 마감인 과제가 있었는데, 오늘 아니면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신이가 휴가 나오는 날이다. 얼굴도 못 보고 과제라니.
다행히 신이는 집에 온 것만으로도 좋다며 이해해 줬고, 나는 과제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아팠다. 세 번째 화장실을 다녀왔을 때는, 이러다 쫓겨나면 추운 복도에서 공부할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살금살금 자리로 돌아왔다.
문제는 또 있었다. 수강용 컴퓨터로 지정하려면 ‘범용 인증서’가 필요했다. 아이고 두야.
신이가 집에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OTP를 불러줄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해서 드디어 과제를 마칠 수 있었다.
학교를 나와 엄마한테 들러, 신이 먹이라고 바리바리 싸준 음식 보따리를 들고 나왔는데, 신이 주라며 십만 원을 손에 쥐어준다.
나는 우리 엄마가 하는 반의 반도 애들한테 못 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