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유럽 여행 이야기
다음 날 조식을 든든히 먹은 우리는 발걸음도 가볍게 하루를 시작했다. 걸을 때 고개 숙이고 핸드폰만 보던 아이들도 주변을 보며 걸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융프라우에 올라가 컵라면을 먹고 눈썰매도 타기로 했기 때문이다.
인터라켄 동역(Interlaken Ost)에 도착했을 때 동신항운(융프라우 철도 한국총판) 할인 쿠폰을 숙소에 두고 왔다는 게 생각났다. 아이들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오늘은 물놀이하고 눈썰매는 내일 탈까?”
“아뇨!!!”
“눈썰매! 눈썰매!”
스포츠 경기를 응원하는 관객처럼 눈썰매를 외치는 아이들의 응원을 받으며 비틀비틀 티켓 카운터 앞에 섰을 때 미세하게 다리가 떨렸다. 나의 애처로운 눈빛 때문이었을까, 다행히 할인을 받아 아이들과 융프라우요흐로 출발할 수 있었다.
높은 산 위에서 눈썰매를 타는데 바깥으로 난 커브길을 내려간다? 산 밖으로 점프하는 줄 알았다. 아이들은 재밌다며 지칠 때까지 타고 또 탔다.
숙소에 돌아와 너무 배가 고픈 우리는 근처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했다. 이때 나는 한 개를 시켜서 세 명이 나눠 먹겠다고 할 참이었는데 지치고 배가 고파 혀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세 명이 한 개씩 먹겠다고 주문 실수를 한 덕분에 오랜만에 맛있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행 경비가 똑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