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반
나는 영화든 만화든 소설이든, 드라마나 예능, 게임까지 무엇을 보든 미리 알고 가는 습성이 있다. 놀라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술은 다르다. 다녀와서 이해가 되지 않으면 찾아보더라도 가기 전에는 일부러 아무것도 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출발 전의 나는 늘 조금 더 무거워진다. 내가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강박이 생긴다. 누가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도 기대가 커질수록 걱정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풀어야 할 숙제처럼 느낀다.
쉽게 생각하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예술을 경험하는 일은 감정을 차단하는 대신 천천히 받아들이는 체험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