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이야기
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하고, 오래 기억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살아보면 오래 가는 것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들은 자신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노자는 하늘과 땅을 바라보며 이상한 질문을 던집니다. 하늘은 말이 없고, 땅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데 왜 이렇게 오래 존재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하늘과 땅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자는 말합니다.
“성인은 자신을 뒤로 두지만 오히려 앞서고, 자신을 밖에 두지만 결국 남는다.”
이 말은 스스로를 희생하라는 도덕적 권면이라기보다 오래 가는 방식에 대한 관찰처럼 들립니다. 앞에 서려고 애쓸수록 길은 빨리 닳고, 자신을 드러내려 할수록 관계는 쉽게 소모됩니다. 반대로 자신을 한 걸음 뒤로 두는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오래 기억됩니다.
노자는 그 이유를 ‘사사로움’에서 찾습니다. 사사로움이란 모든 기준의 중심에 ‘나’를 두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커질수록 세상은 빨리 갈라지고, 관계는 금세 메말라 갑니다. 그래서 노자는 말합니다. 자신을 위하지 않기에 오히려 오래 남는다고.
이 말은 개인의 성공 이야기라기보다 삶의 지속성에 대한 통찰에 가깝습니다.
신앙의 언어도 이 지점에서 노자의 말과 만납니다.
예수님은 앞서가려 하지 않으셨고,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뒤로 물러나 섬기셨고, 자신을 낮추는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나중 된 자가 먼저 되고 먼저 된 자가 나중 된다.”
그분의 삶은 이 말을 설명이 아니라 존재로 보여주었습니다. 자신을 붙잡지 않았기에 사람을 붙잡을 수 있었고, 자신의 자리를 비웠기에 다른 이들이 설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길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이름은 권력으로 남은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이어졌습니다.
어쩌면 오래 가는 삶이란 앞에 서는 삶이 아니라, 뒤에서 버텨주는 삶일지도 모릅니다.
비움은 사라짐이 아니라 남음의 다른 이름입니다. 자신을 내려놓을수록 그 삶은 더 멀리 갑니다.
자신을 앞세우는 길은 빠르지만 짧고, 자신을 뒤로 두는 길은 느리지만 오래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