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저 계약했어요

드디어 시작하는 출간 여정

by 비심플


B 출판사와의 느낌 좋은 미팅으로 하루를 마무리한 다음 날

다시 분주하게 C 출판사와의 미팅을 준비했습니다.


미리 꼼꼼히 C 출판사에 대한 조사를 하며,

B 출판사와의 좋은 인상을 떠올리면서도

이성적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다짐했어요.

(이성, 이성!)


C 출판사는 전문 디자인 계열은 아니지만

역사 깊고 내실 있는 출판사였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단행본과 스테디셀러를 보유하고 있고,

문학과 에세이에 강한 출판사.

무엇보다 책의 편집 디자인이 정갈하고 단아한,

일관된 결이 제 마음을 조용히 흔들었습니다.


출판 방향, 기획 방향, 편집과 디자인,

계약 조건, 마케팅 방식, 협업 스타일, 추후 일정까지.

직접 정리한 미팅 질문 리스트를 확인하며 약속 장소로 향했습니다.


이번 미팅은 출판사 사무실에서 진행되었기에,

근처 유명한 케이크 가게에서 작은 미니 케이크 하나를 사 들고 갔어요.

'미팅도 좋지만… 출판사 구경도 설렌다, 설레!'

마치 살짝 놀러 가는 기분처럼요.


이메일로 받았던 이름은 남자분이었는데,

실제 저를 맞이해주신 건 호탕한 분위기의 여성 대표님이셨어요.

드라마에 나오는 의리 있는 여사친 같은 느낌의.

출판계에서 여성 대표님을 뵈니 왠지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C 출판사도 100% 기획 출판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신인이다 보니 괜히 불안해서 자꾸만 물어보게 되네요.

대표님도 그 부분에서 웃으시며 괜찮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C 출판사는 원고에서 수정되었으면 하는 부분을 차분히 짚어주셨고,

수정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출간 계약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동안 출판했던 책들도 소개해주시는데,

그중엔 <브런치스토리>에서 인기 있는 작가님의 책도 눈에 띄더라고요.

(혼자 속으로 “우와…” 하면서 마음이 몽글몽글.)


1시간가량의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길,

하늘은 파랗고 공기는 상쾌했습니다.

선택의 기회를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하지만, 마음은요

제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으로 지지해준

B 출판사와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졌습니다.

원래 B출판사와 C출판사의 비교와 선택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던 사람들의 리스트가 있었는데요.

그냥 직관적인 제 선택을 믿어보자 싶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더는 망설이지 않고,

B 출판사 대표님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20251214_161251.png 이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미팅날 출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대표님의 쿨하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인상 깊었고,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일정과 준비사항 안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잠시 후, 대표님께 답장이 왔습니다.


“작가님, 반가운 소식 감사합니다!

오늘 중으로 계약서 초안 문서 발송드리고, 이 후 절차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금요일, 계약서 이메일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니, 토요일이 지나도 이메일이 오지 않는 겁니다!


‘아 또 이렇게 뒤집어 지는 것인가‘

’하루만에 대표님 생각이 바뀌었나‘

별의 별 생각을 다하며

신인 작가는 괜히 또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일요일 오후에야 대표님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바쁜 일정에 깜빡하셨다고, 면목없다는 표현과 함께.

그리고 첨부된 계약서 초안엔

“천천히 꼼꼼히 검토해보세요”라는 따뜻한 말이 덧붙여져 있었습니다.


휴... 안도의 한숨.

이제 계약서를 하나하나,

공부하듯이 읽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생각보다 어려운 용어도 있었고,

수정되었으면 하는 부분도 있어 대표님께 연락드려

통화로 상세한 설명을 들은 뒤

최종 계약서를 다시 받았습니다.


요즘은 전자계약이라

이름만 넣고 ‘보내기’ 누르면 계약 완료되는 거… 알고 계셨나요?

저는 아직도 출판사에 찾아가

종이 반절 접어서 가운데 서로의 도장 꾹꾹 찍어서 나눠서 보관하는 줄....

(허허허허허. 쓰면서도 웃음이 나네요. 아아 옛날 싸람…)


그렇게 너무도 간단하게 끝난 계약 절차에

잠시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이거… 제대로 계약된거 맞지요?”

대표님께 통화하며 은근히 여쭤봤더니,


“전자계약이라 너무 간단하지요? 맞습니다 작가님 제대로 계약 되었습니다.

앞으로 원고 잘 부탁드리고요. 혹시 부탁하고 싶은 점이나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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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날 저녁 7시쯤, 전자계약이 마무리됐고

저는 들뜬 기분으로 브런치 연재글

<결국 책이 되는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글을 쓰고 투고하고 책이 나오는 과정이

어쩌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는 바램을 담으면서요.


요즘은 초고를 다듬고 있고,

내년 3월 탈고, 내년 중순 출간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어요.

이제 진짜 시작이지만,

그동안 저의 삽질과 고민을 진심으로 응원해주신

작가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B출판사와 미팅날 아침 어떤 작가님이 써주신 응원의 댓글을 보고

제차 시동을 걸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날 따라 정말 잘될거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 작가님은 제가 ‘행운의 요정’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브런치스토리>의 따뜻한 작가님들, 사랑합니다.

우리, 글을 쓰며 함께 행복해져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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