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굿즈와 디자이너의 시선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박물관 굿즈 제작과 한국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시대와 함께 변화한 ‘굿즈’
예전에는 단순히 기념품,
10년 전쯤에는 문화상품,
그리고 지금은 흔히 ‘굿즈’라고 부르죠.
단어 하나에도 시대의 변화가 담겨 있습니다.
박물관 굿즈의 대표 사례로는 BTS가 구매해 유명해진 반가사유상 굿즈가 있습니다.
2022년 당시 제가 기사를 봤을때 6차 제작까지 진행되었고,
그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얼마나 더 찍었을지 제작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박물관 굿즈가 대중과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저와 한국적인 디자인.
조금 제 이야기를 해볼게요.
저는 학부 때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했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7년간 전시도록과 문화상품 제작을 담당했습니다.
제 개인 홈페이지 메인에는 제가 디자인한 도자기와 꽃 일러스트가 있습니다.
모티브를 설명하자면
∙도자기 : 실제 도자기 쉐이프를 그대로 따왔고,
∙꽃 : 조선시대 민화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였습니다.
핀란드, 일본, 이탈리아처럼, 각국 디자인은
‘딱 보면 나라의 전통과 미학이 느껴지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의 디자인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바로 떠오르는 답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전통과 현대 디자인이 따로 존재하다 보니,
대중화된 한국적 디자인을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논문에 따르면, 대중은 전통을 ‘고급스러운 것, 전시로만 봐야 하는 것’ 정도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한국적인 디자인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캐쥬얼하게 나마 브런치에 작은 에세이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문화상품 제작 과정]
박물관 굿즈의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분야별 디자이너 참여
도자, 금속, 섬유, 지류 등 분야별 디자이너가 모임
②샘플 평가와 회의
외주 디자인 회사 샘플을 모아 정기 회의 진행
디자이너, 팀장급, 뮤지엄샵 매니저가 참여해 점수를 매김
③디자인 출발점
∙원천 유물에서 이미지와 문양 추출
∙기존 샘플 분석으로 개선점과 컨셉 연구
저는 해외 출장 시, 카메라를 들고 수천 장 사진을 찍어 다양한 샘플을 연구했습니다.
문화상품 제작은 단순한 디자인 작업이 아니라, 연구와 관찰, 분석이 함께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박물관 굿즈의 최근 트렌드와 인사이트]
∙환경을 고려한 소재 사용
∙IT 제품과 연계한 굿즈
∙고품질 소량 제작
위와 같이 트렌드를 반영을 하고는 있으나,
박물관의 특성상 콘텐츠는 ‘옛것’ 중심이기 때문에 급격한 혁신은 어렵습니다.
국립박물관을 기준으로 보면,
상설전시는 지난 10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고,
IT 관련 제품이 일부 등장했을 뿐 전체적인 운영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한결같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매번 갈때마다 지루하지 않고 편안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한계는 아이덴티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일관된 디자인과 품질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한국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힘이 되니까요.
한국 전통미를 연구하는 디자이너로서,
박물관 굿즈가 이렇게 발전한 모습을 보니 참 반갑습니다.
앞으로 전통은 단순히 ‘고급 전시’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 속 작은 사치와 즐거움으로 스며들어야 합니다.
즉,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고급 브랜드,
한국미의 에르메스처럼 자리 잡길 바랍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전통을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생활 속에서 수시로 캐쥬얼하게 꺼내볼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