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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 ‘총체적 브랜드 커뮤니케이터’

Space = 'Overall brand communicator'

브랜드화된 공간에서 고객은 브랜드를 마음속에 흔적으로 남긴다.


아이코닉 건축을 통한 국가, 도시 브랜딩

브랜드 공간의 인상은 이미지와 상징으로서 브랜드의 가치와 비전을 고객과 소통하게 된다. 그 인상은 공간의 구조, 질감, 배치, 색감, 음악, 온도, 향, 직원의 분위기, 말씨 등 공간 속의 모든 것, 체험을 통해 고객의 마음속에 인상 지워지는 모든 것과 관련된다.1) 국가나 도시도 하나의 브랜드로서 공간의 이미지를 통해 새롭게 인상지을 수 있다.


영국은 그러한 점을 일찍 간파한 국가이다. 1851년 처음으로 런던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 엑스포 Expo에서 영국은 수정궁 Crystal Palace이라고 불리게 된 투명한 박람회 건물을 선보였다. 가볍고 투명한 건축 이미지 하나로 제국주의 영국의 위상,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하였다. 영국은 첫 박람회 건물이후 지금까지 국가 상징으로서 엑스포의 건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매 엑스포마다 영국의 위상을 공간으로 선보이고 있다.

Crystal Palace 1851 designed by Joseph Paxton from https://www.britannica.com/topic/Crystal-Palace-building-London


영국 국립 우체국인 로열 메일 Royal Mail은 2017년 7월 지난 20여 년간 도시인들에게 사랑받는 아이코닉 빌딩 10개를 선정해 특별우표로 발행하였다.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프라쟈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 ZahaHadid가 디자인한 런던 올림픽 공원의 수영장 ‘런던 아쿠아틱스 센터’, 니콜라스 그림쇼 Nicholas Grimshaw가 설계한 콘월의 온실 ‘에덴 프로젝트’,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가 설계한 글래스고의 ‘SEC 아르마딜로 공연장’ 등이 영국의 대표적 현대 랜드마크로 선정되었다.2)


Royal Mail's UK Iconic Architecture Stamp, 2017 from https://www.dezeen.com/2017/07/21/royal-mail-stamp-collection-uk-landmark-buildings-contemporary-architecture-gbh-hufton-crow/


역사적 건축이 아니고도 영국의 아이코닉 현대 건축들은 해당지역의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인기를 얻고 있다. 우표발행은 현대건축이 이제 대중에게 아이코닉 건축으로서 문화유산이 되고 있다는 것을 공인한 것이다. 아이코닉 건축물들은 특별한 설명이 없이도 그 지역의 인상이 되고, 관광상품이 되며, 미디어에서 주로 활용하는 이미지가 된다. 아이코닉 건축이 도시 브랜딩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대상이자 수단이 된 것이다.3)


양지윤 교수는 2018년 대중의 SNS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아이코닉 건축과 장소브랜딩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해 그 연관성을 확인하였다. 아이코닉 건축이 도시에 중요한 이유는 도시발전을 위한 촉매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건축 뿐만 아니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건축들도 대중의 사랑을 받을 뿐만 아니라 해당 도시의 경쟁력을 높인다.4)


브랜드의 테스트 베드 '한국'


2015년 5월 서울 광화문의 D타워에 패션 럭셔리브랜드 루이비통이 LOUIS VUITTON SERIES 2 – Past, Present, Future 라는 제목의 특별한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토킹 페이스> 전시는 2014년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오픈에 처음 선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놀라운 공간적 장치는 전 세계를 누비며 루이 비통의 새로움을 전하고 있다.


<LOUIS VUITTON SERIES 2 – Past, Present, Future> 2015 ©김주연


전시회에 입장한 관람자들은 미술관 속 설치미술 같은 루이비통의 새로움을 만나게 된다. 루이비통 메종의 아트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 Nicolas Ghesquière는 마치 디자이너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여정처럼 연출하여 각 공간 섹션마다 주제에 따른 특별한 감응을 전달하고 있었다.


특히 <토킹 페이스>라는 섹션은 제스키에르의 컬렉션 쇼룸을 그대로 재연했다고 했는데, 관람객은 이곳에서 어디가 현실인지 어디가 반사된 곳인지 분간할 수 없는 초현실적인 공간을 경험하였다.


Talking Faces, <LOUIS VUITTON SERIES 2> 2015 ©김주연


Talking Faces, <LOUIS VUITTON SERIES 2> 2015 ©김주연


이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경험하는 공간적 인상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모두 하나 같이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이전에 이러한 럭셔리브랜드의 전시회는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 한국에서 2014년 이후 디오르, 샤넬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브랜드를 대중과 소통하려는 특별한 전시회들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LOUIS VUITTON SERIES 2> 2015 ©김주연


이렇게 최근 이미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럭셔리 브랜드들이 왜 전시회를 여는 것일까? 영국 런던 시장조사 전문회사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한국의 소비자의 취향이 새로운 트렌드 및 제품 모델에 대한 테스트베드(실험무대)가 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5)


공간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각인


한국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실험하고, 고객의 확대를 위한 방식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전시회를 택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점이다. 어떤 목적으로 명품 브랜드들은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전시회를 무료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일까?


럭셔리 브랜드 경영자들은 전시회를 통해 브랜드의 역사 등 많은 내용을 전달하며 고객들이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경험하기를 원할 것이다. 전시회의 컨셉에 따라 그 전시의 내용이나 형식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고객에게 강렬한 공간적 이미지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개 관람객들은 실제 짧은 시간에 관람을 마치게 됨으로 그들은 전시회가운데 이색적인 아이템 또는 특별한 공간적 상황만을 기억하게 된다. 브랜드의 공간적 상황이 인상적이면 고객들은 사진을 찍는다. 추억으로 남기려 사진을 찍는 것이다. 고객이 사진을 찍었다면 브랜드는 이미 고객의 뇌에 기록된 것이다.


결국 브랜드의 정체성이 전달된 것이므로 전시회의 본질적 목적이 달성된 것이다. 그러므로 전시회에서는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간적 상황과 브랜드의 정체성이 짧은 시간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공간 = ‘총체적 브랜드 커뮤니케이터’


기업 컨설턴트 스캇데밍Scott Deming은 말한다. “브랜딩은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력한 인상이나 신념이 될 정도로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브랜딩은 느끼는 것이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해 갖는 이러한 감성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 감정이 오고가는 진정한 소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험에서 나온다. 사람들이 정말로 감동하는 부분은 무언가를 얻게 되는 경험의 과정이지 얻고자 하는 대상 그 자체가 아니다.”6)


고객의 감동적 즐거움의 대부분은 구매경험 자체에서 나온다.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들은 비즈니스의 미래를 위한 고객의 감동적 구매경험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이 바로 ‘공간’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들은 고객에게 문화소비의 동기를 부여하는 공간체험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스페이스 브랜딩에서 우리는 고객에 대한 중요한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첫째, 공간을 찾는 고객들은 가장 충성도가 강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동의 시간과 경비를 마다하지 않고 찾는 고객들은 기업이 마련한 콘텐츠를 100% 음미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둘째, 심미적 공간을 찾는 고객들은 대개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이들은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기업의 탁월성에 대해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셋째, 이러한 고객들의 탁월한 취향 덕분에 기업은 비즈니스의 전통과 개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7)


비즈니스와 연관된 공간은 강렬함이라는 전반적 인상과 함께 다양한 방식의 ‘다움’적 요소를 활용해 감동적 인상의 다감각적 환경을 제시 할 수 있어야 한다.8) 번 슈미트는 이를 ‘인지적 일관성cognitive consistency’과 ‘감각적 다양성sensory variety’라고 부른다. 인지적 일관성은 ‘다움’의 에센스로서 고객의 지적인 이해와 관련된다. 그리고 감각적 다양성은 고객이 지루해 하지 않고 방문의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요소이다.9)


홍성태 교수는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정보를 나열하는 방법보다 응축하는 방식을 취하라고 권한다. 직접적인 묘사보다는 암시의 방식에 고객들의 마음에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10) 바로 공간적 경험은 그러한 암시의 역할을 훌륭히 해 낼 수 있다.


공간은 브랜드의 스토리, 브랜드의 시간성, 제품, 그래픽, 음악, 향기, 예술적 취향 등 브랜드의 ‘다움’과 관계한 모든 것이 관계된다. 브랜드화된 공간에서 고객은 브랜드를 마음속에 흔적으로 남긴다. 결국 ‘브랜드 공간’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총체적 브랜드 커뮤니케이터holistic brand communicator’인 것이다.






<5줄 요약>


"브랜드화된 공간에서 고객은 브랜드를 마음속에 흔적으로 남긴다."


"아이코닉 건축은 도시 브랜딩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대상이자 수단이 된다."


"브랜딩은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력한 인상이나 신념이 될 정도로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정말로 감동하는 부분은 무언가를 얻게 되는 경험의 과정이다."


"브랜드의 직접적인 묘사보다는 암시의 방식에 고객들의 마음에 감동이 있다."






1) 양지윤·김주연 공저, “아이코닉 건축”, 북저널리즘, 2019.6.7., 9-11쪽

2) Landmark Buildings, from https://www.collectgbstamps.co.uk/explore/issues/?issue=22768

3) 양지윤·김주연 공저, “아이코닉 건축”, 북저널리즘, 2019.6.7., 14-17쪽

4) 양지윤·김주연 공저, “아이코닉 건축”, 북저널리즘, 2019.6.7., 59-60쪽

5) 한경비지니스, “럭셔리브랜드, 백화점 아닌 전시회에서 경쟁”, 2017.7.11., from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50&aid=0000044730

6) 권민 지음, "브랜딩", BY UNITAS BRAND, 2012.09.05., 35쪽 재인용

7) 김민주 옮김, G.L.롱지노티 뷔토니 지음, "드림케팅", 위즈덤하우스, 2007.7.20., 149쪽

8) 인피니티 그룹 옮김, 번 슈미트 지음, “번 슈미트의 미학적 마케팅”, 2007.6.25., 393쪽

9) 윤경구·금은영·신원학 옮김, 번 슈미트 지음, "번 슈미트의 체험 마케팅", 2013.12.27., 164쪽

10) 홍성태 지음,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샘앤파커스, 2012.7.15., 55쪽



김주연

jykim@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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