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결심 이후

무엇에 내 마음이 작아졌나

by 섬세한 다육이



어느 날엔 조용한 결심을 해놓고도

그다음 날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는다.


반쯤 접힌 풍선, 바람 빠진 듯한 하루

타오르지 않은 버너

안의 불씨는 망설인다.

나는 여전히 띄우지 못한 열기구 앞에 서 있다.


“내가 진짜 이걸 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쩌지?”

“애초에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지도 몰라.”

결심은 짧았고,

그 뒤에 흔들림은 길었다.


다른 사람들의 열기구는

이미 하늘 위에 떠있다.

정해진 진로와 눈에 보이는 실적,

하나하나 이유 있는 출발선이 예쁘기까지 하다.


그에 비해 나는,

내가 만든 출발선조차 명확하지 않다.

혹은 애써 정해둔 방향마저 매일 바뀌는 듯하다.

그래서 더 자주 멈춰 서게 된다.


하지만 그런 날일수록

나는 나의 열기구 안으로 들어가

가만히 앉아 나를 들여다본다.


“정말 띄우지 못한 걸까?”

“아니면.. 그냥 아직 띄우고 싶지 않았던 걸까?”

“내가 원하는 게 있었던 걸까?”


질문이 커져 열기구가 띄어지겠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