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파리였다.
2024.02.12 메모
난 살아남기 위해 적는다. 생각들이 여기저기에서 몰려나와 날 압도하기 전에 글로 풀어낸다. 글을 쓸 수 있어 참 다행이다.
그리고 오늘 셰익스피어 안 컴퍼니 서점에서 책이 저마다 뿜어내는 저작에 대한 욕구가 날 감싸안았다. 머리맡에서 발견한 글에서는 완성되지 않은 글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완벽한 글이 어디 있겠는가. 그림도 완벽한 것들이라 칭하는 작품들이 있지만 그것은 완벽이라 칭하기에 완벽이 되는 것일 뿐, 완성이라고 하기 전엔 완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은 미완성의 상태일 뿐이다.
그렇다면 완벽이란 정의하는 순간 부여되는 상태인 것인가? 완성이 완벽보다 큰 개념인가? 완성해야 완벽해질 수 있는 것, 아니면 완벽하지 않은 것도 완성일 수 있는 것? 잠깐만, 완성되지 않은 것이 완벽해질 수 있는가? 완벽하지 않은 것은 완성되지 않은 것인가? 완성되지 않은 것은 완벽해질 수 없다고 한다면,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것도 완성일 수 있다면 완성이 완벽을 포괄한다. 포괄의 개념이 아닌가? 그렇다면 동등하지만 교집합이 존재하는 개념인가? 완벽하지도, 완성되지도 않은 것이 있는가 하면, 둘 중 하나에만 해당되거나 둘 다 해당되는 것이 있다? 사람을 비유로 들어보자면 완벽하면서 완성된 사람이 있으면서 둘 다 아닌 사람도 있는가?
예술을 비유로 들자면? 난 완성되지 않은 것을 종종 미완성의 미학이라면서 완벽의 카테고리에 넣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완벽이 더 상위 개념? 그러나 그것을 완성이라고 결국 칭하기 때문에 완벽이라는 결론이 다다르는 것?
완벽하지도 완성되지도 않은 것들에는 무엇이 있지? 시든 민들레? 커피 찌꺼기? 나의 글? 내가 나눈 대화? 마음. 사랑. 결코 완벽해질 수도 완성될 수도 없는 것들. 나의 하루.
생각 많은 게 흠이 되지 않은 세상. 환영받는 그곳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니 외로워할 필요 없다. 그쪽으로 가닿길 바라며 생각을 세상에 내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