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by 백재민 작가

얼마전,귤과 만두를 사들고 부친을 만나러 나섰다.


양친은 내가 2차성징이 나타나기도 전에 내게 큰상처를 남기고 갈라섰다.부친은 중졸에다 험한 일만 해서 그런지 자식을 사랑하는법이 서툰 사람이었고,나는 모친 슬하에서 자라며 그런 그를 잊고 살았다.성장기 동안 종종 부친을 만날 때면 알 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고 그를 미워하기만 했다.몇년전에는 그런 연유로 그에게 모진 말을 했다가 멱살을 잡혔다.그 이후로 그와의 연락을 끊었다.그런데 지난 연말,날이 추워지니 그가 걱정되기 시작했다.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막일로 먹고사니 그의 먹고사니즘이 염려되었던 것이다.결국 기우에 못이겨 귤과 만두를 사들고 부친의 집으로 향했다.


허름한 원룸에 자리를 잡고 홀로 소주를 마시던 그는 재회한 아들을 끌어안고 엉엉 울어 댔다.그는 누추한 방구석 한켠에 나를 앉힌 뒤 나의 유년시절에 대한 추억을 꺼내며 즐거워 했다.안타깝게도 그시절 그모습의 아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 많이 변해있었다.아들이 정당활동중인건 어찌 알았는지 부친은 다시만난 아들에게 명함을 받고 주저리주저리 정치 얘기를 해댔다.


양친과 나


“정치를 한다는 건 세상을 바꾸고 싶었단 이야기 아니냐” “멋있고 잘하고 있는데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쉽긴 하지만 국방하나는 잘했다”와 같은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말끝엔 꼭 “내가 중졸 무식때기라 아는게 없지만”을 붙히고.


부친은 컴퓨터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에서,그마저도 잘되지 않아 포스코 하청업체 노동자,막일꾼,택배 기사로 전전하던 사람이었다.


얼마전 윤석열 후보가 “가난한 사람들은 자유를 모른다”라는 발언을 했다 한다.


다시 만난 아들놈에게 해주고 싶은게 너무 많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담배냄새 배긴 옷가지 밖에 쥐어주지 못하는 아버지의 심정을 윤석열이 알까.


우리가 가난하고 못배워 자유를 모를 수 있다.아니,모를 수 밖에 없다.”극빈층,못배운 사람들은 자유를 모른다”는 윤석열 후보의 말에 공감한다.우리 사회는 가진거 없는 사람이 자유를 알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다.당장에 돈 50도 없는 사람들에게 무슨 거주의 자유가 있으며,경제의 자유가 있나.


윤후보가 진정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세상을 더나은 세상으로 만드는데에 일조해주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