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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재민 May 18. 2022

담배

나는 흡연자다.심심하다 싶으면 담배를 꼬나무는 골초다.서울갈일이 있어,대구갈일이 있어 기차나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면 항상 흡연구역을 찾는다.타고 내릴 때 한대라도 태워주지 않으면 현기증이 난다.


어느날은 지인들을 만나러 서울로 상경했더랬다.서울역에 도착해 구석진 흡연구역을 찾아가서 연초에 불을 붙이려는데,행색이 초라한,그곳에서 오랫동안 노숙해왔던 것으로 보이는 중년남성이 검지 손가락을 치켜올리며 내게 담배한까치를 달라고 하더라.


타지에 갈 때면 항상 담배 몇갑은 챙겨다니는 나다.간절한 눈빛으로 담배한까치를 요청하는 그가 너무나 안타까워 담배 한갑을 챙겨주고 입에 연초한대를 물려 라이타 불을 붙혀 줬더랬다.그는 내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수차례 이어갔다.


 역시도 여유로운 형편은 아니지만 사연많그의 삶을 생각하니 연초한대를  물려주고 싶었다.고단한  가운데 한줌의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연초한대 태울 때라는 것을.흡연자인 우리들은 알고 있지 않은가.


함께사는 세상을 위해 복무했던 나로서는 그를 보며변함없는 현실을 직시하기도 했다.우리사회가 선진문명이 되었다는데 적어도 노숙하거나 구걸하는 사람은 없어야 할 것 아닌가.참으로 씁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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