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처음 발리에 갔을때 가장 힘들었던 건
소통도 아니고, 음식도 아니었다.
길 건너기였다.
도보로 이동할 일이 많고, 그럴때마다 건너편으로 횡단할 일이 생겼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신호등이 자주 있지도 않고 횡단보도도 당연히 없다.
그럼 어떻게 건널까?
횡단보도가 있는 곳까지 찾아서 가야할까?
아니다.
그냥 차들 사이로 건너면 된다.
운전자와 눈을 마주친다.
당신의 생각과 내 생각이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깔리지 않은 길이 두렵지만
두려움을 가다듬고 한 발 내딛는다.
한 발 내딛으면 다음 발은 쉽다.
놓여진 길에서 쌩쌩 달리던 오토바이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내 길을 존중해주고 달리기를 멈추고 길을 만들어준다.
한 발 한 발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길 건너에 도착해 있다.
그리곤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하고
다시 다른 도전자가 길을 만들기 전까지 쌩쌩 달린다.
길 건너는 방법을 알면 어디든 횡단보도가 된다.
남들이 여긴 길이 아니야!
라고 쳐 놓은 가드레일이 얼마나 얄팍한지 알게 된다.
누군가는 말한다.
거긴 길이 아니야 위험해!
그리고 또 누군가는 말한다.
남들이 이미 길을 이쁘게 닦아놨는데 왜 딴 길로 새냐고.
Maybe?
두 달 전쯤 제주 여행을 갔을때 한라산을 처음으로 등반해봤다.
쉽지 않았다.
이번 오르막길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할때쯤
더 높은 오르막길이 두 눈에 들어왔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에 전부 계단과 길이 깔려 있었다.
손잡이도 있었다.
올라가는 내내 생각했다.
난 여기 한번 오르기도 이렇게 힘든데
하물며 여기에 길을 깔아놓은 분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진짜 대단하다.
그 분들 덕분에 그나마 수월하고 안전하게 완등할 수 있었다.
남들지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그 길에 가드레일도 설치해주고 싶다.
물론 무섭고 떨린다.
언제 차에 치일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당연히 있다.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고
다시 저 편한 길로 남들처럼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될거 같다.
어쩌면 정말로 차에 치여서 다시는 길을 못 걸을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새로운 길을 개척해 걷는 일이
발리에서 길을 건너는 게 어렵지 않듯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는다?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첫 발 내딛는 게 어렵지,
내딛고 나면 쌩쌩 지나가던 차들도 멈춰서 기다려줄지도 모른다.
그럼 한라산의 계단처럼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 창업이 참 매력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