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에 관하여
쓰레기통은 왜 필요할까?
더러워도 되는 공간과 더러우면 안되는 공간을 분리하기 위함이다.
집에서 공부가 안되면 카페나 도서관을 가는 이유도
먹고 씻고 자고 유튜브 보는 공간과
공부나 일을 하는 공간을 분리하기 위함이다.
전자기기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보고 넷플릭스 보면서 짤은 노력으로 도파민을 얻는 영역과,
연락 수단과 비즈니스 역할로서의 영역은 구분이 되어야 한다.
all in one 과 one by one은 다르다.
그리고 대개는 one by one 이 all in one을 이긴다.
one thing이라는 책에서 주구장창 소개했던 내용이다.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 빠져 살고 있다.
의식하지 않아도 너무나 많은 인풋이 들어온다.
어떤 정보를 활용해야 할지조차 모르게 만들어버린다.
근데 더 심각한건
정보가 아예 차단되는 상황에 우리가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린 필연적으로 정보가 주입되는 상황에 익숙하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도
그 이하의 자극으로는 그 시간을 떼우는 것이 힘들기 때문일거다.
물론 힘들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때면
담백한 매력이 있다.
과하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정보가 눈에, 그리고 귀, 코, 피부에 들어온다.
그리고 공백에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공백에서, '무'에서,
'유'가 창조된다.
오히려 정제된 한글자 한글자가 만들어진다.
생각 정리하기 가장 좋은 공간은 아무래도 공백이다.
그리고 그 공백의 대표적인 예시가 종이인거 같다.
종이는 핸드폰이나 여타 다른 디바이스와 다르게 그 어떤 정보도 없다
오로지 흰색과 내 펜의 검은촉만이 존재한다.
내 펜의 검은촉은 흰색 종이를 여러 영역으로 분리한다.
그 영역들이 한데 모여 알 수 없는 형상을 만들어 내고,
내 눈에 그 형상들이 모여 '글'로서 인식된다.
이 종이 위에 써진 형상들은 노트북에 있는 글자와는
확연히 다른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