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술 세계 탐방기 EP.1

나에겐 도대체 무슨일이

by 김지우

나의 예술 세계 탐방기, 이름은 거창하지만 내가 예술을 사랑하게 된 근원이 뭐였는지 기억해두기 위한 몸부림의 일종이다.


영화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써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보며 가끔씩은 이상하리만치 한가지 생각으로만 아이디어를 발산하곤 하는데 처음에는 이것이 굉장한 불만이었다. 나는 로맨스 코미디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를 적기도 힘들다. 그리고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것이 아닌 무채색에 가까운 건조함을 좋아한다. 언제나 궁금했던 것은 이런 것을 좋아하라고 어디서 강요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것도 유전자 탓일까? 그렇다고 하기엔 부모님은 로맨틱 코미디를 너무 좋아하신다. 사실 지금 이건 이렇다고 결론을 낼 순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러한 삶과 행동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나의 예술 세계를 만드는 토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각각 건축과 영화를 전공하였고 전공하고 있다. 긴 기간 공부를 한건 아니지만 짧은 사견으로 생각해본 것은 타 예술에 비해 건축과 영화가 예술의 정말 다양하고 많은 부분을 필요로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었다. 이것이 절대적으로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학문적인 부분에서 치트키를 쓴 것 처럼 다양한 예술을 짧은 기간 내에 맛볼 수 있었다는 점이 나에게는 굉장히 기쁜 요소로 여겨졌다. 건축을 공부하면서 시대를 상징하는 건축 사조들의 바탕에는 언제나 미술과 문학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겸사겸사 미술과 문학도 공부하게 되었고 영화의 바탕에도 언제나 미술, 문학, 음악, 패션 등 다양하고 폭넓은 예술들이 산재해 있었기 때문에 더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지금의 내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자주 든다.


이러한 바탕이 있기에 내가 예술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방식에는 항상 그 두 예술의 영향이 묻어 있다. 영화를 볼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점은 구조와 의도이다. 캐릭터도, 이야기 자체의 내용도 중요하게 보지만 구조와 의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인공이 이 선택이 다음 내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금 이 장면에 나오는 저 오브제의 의미는 무엇인지가 궁금하다. 건축도 마찬가지이다. 건축의 시작은 미학적 아름다움이나 실용성이 아닌 안전한 구조에서 부터 시작된다. 무너지지 않고 안전하게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건축물은 건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가끔 이러한 기준이 고정되고 창의적이지 않은 결과물을 낳지는 않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곤 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맞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고민 끝에는 항상 제한된 한계 속에서 가장 창의적인 해답을 내놓는 것을 나에게 가장 올바른 답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아직 세상에 이렇다할 작품 하나 제대로 내놓은 적도 없지만 나의 사고방식이 앞으로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약간은 아찔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두서 없이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한 것이 재밌기도, 바보같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글이 나의 예술 탐방기의 에피소드 1이라는 것을 기억하려한다. 여러모로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나의 이야기가 재미 있다면 앞으로도 흥미롭게 지켜보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