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의 친구

by 실상과 허상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면서 나누는 질문이다. 너무 간단하고 쉬운 질문인대도 불구하고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 걸 보면 나는 옛 세대 사람임이 분명하다. 사실 우리 이름의 구조는 간단하다. "성(姓)"씨가 먼저 나오고, 이어서 돌림자 와 부르는 이름이 나오게 된다. 결국 나의 자율적인 이름은 이름이 세 글자라면 그중 한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름이 규격화 되다 보니, 윗사람의 이름을 직접 말하기에 거북하게 되고, 족보를 따지는 사람은 이름을 보고 대충 그 사람의 내력을 말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신분화 된 이름에 대해 지혜로운 우리의 선조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이름을 쉽게 부를 수 있는 "호(號)" 또는 직함 등을 사용하였다. 이름에 대한 공손한 문화는 우리만의 문화가 아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느님의 이름이 자신들이 부를 수 없는 거룩한 이름이기에, 자신들이 부를 수 있는 "엘", "엘로힘", "아도나이" 등의 이름을 따로 사용하였다.


이름은 태어나면서 주어지고, 직함은 세월 따라 사라진다. 반면 "호"는 본인이 선택하며, 삶의 동반자로 본인과 함께 영원하다. 옛 세대 사람의 하나로 "호"를 가진 사람이 멋을 지니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어떤 "호"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