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는데
머리가 하얗고
허리는 구부러지고
다리는 벌어진 할머님 한 분이
보행기 위에 파를 올려놓은 채
가락시장 가는 법을 물어본다
여기가 아니라
반대쪽으로 내려가셔서
8호선을 타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도
수인분당선 문이 열리자
막무가내로 타버리신다
여기서 타시면 안 돼요
건너가셔야 해요
여기서 조금만 가다가 내릴 거야
꽉 다문 조개입처럼
고집을 부리신다
순간 지하철 안은
술렁였지만
다들
핸드폰을 하느라
관심을 돌려버린다
계속
가락시장에선 멀어지고
사람들의 관심도 멀어진다
그렇게
기억이 멀어지는 거
그런 게
치매일까
전혀 상관없는
이매에서 내린다
그 어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