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
서기 1982년 8월 23일 월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일어난 시각 : 오전 6시
엄마께서 과자를 사주셨다. 참 맛이 있었다.
혜미는 다 먹고 내 것을 또 달랬다.
엄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혜미 앞에서는 니네들이 못 먹는다고.
그러나 나는 혜미를 귀여워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식탐.
막내는 식탐이 강했다.
아기 때 뱃고래가 크다는 얘길 듣곤 했는데.
커서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는 언제나 혜미가 끅끅 거리면서도 먹는 걸 절제 못하면
아들 태교를 해서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아빠는 막내가 아들이길 바랐고
엄마는 용하다는 무당에게 물어보아 아들임을 확신하셨다.
엄마는 그 말을 믿고 아들 태교를 했고
뱃속에서 놀 때도 발길짓이 우리 때와 다르다며 아들임을 확신하셨다.
그러나
혜미는 여자로 태어났고
돈도 잃고 마음도 상해버린 뒤
그 후로는 무당의 말을 믿지 않게 되었다.
어쨌든
혜미는 늘 언니들 과자를 뺏어 먹었다.
그래도
그런 동생이 귀엽다고 생각한 열 살은
내가 봐도
누가 봐도
딱 맏언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