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해
서기 1982년 10월 2일 (토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없음
일어난 시각 : 오전 6시
어제 내 동생은 시골에 갔다. 나는 심심해서 못 견디겠다. 나는 혜미랑 놀고 싶지가 않았다. 나는 내 동생이 있을 때 싸우고 그랬는데 이제 내 동생이 가니까 내 잘못을 깨우쳤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내 동생은 둘째를 말한다.
막내 혜미도 내 동생 이긴 한데 이름 앞에 내 동생이라는 호칭이 붙지 않는다.
그냥 혜미일 뿐이다.
둘째와는 나이차이가 두 살이라서 생각하는 것도 맞고 관심사도 비슷한데
막내는 일곱 살 차이가 나다 보니 내가 일방적으로 맞춰줘야 해서 수준이 안 맞다 보니 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항상 옆에 있을 땐 투닥거리고 싸우고 미워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막상 옆에 없으니 그립고 보고 싶고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랬던 것 같다.
얼마나 심심하면 싸웠던 걸 후회하며 잘못을 깨우쳤다고 썼을까. ㅎ ㅎ
그런데 반성칸에는 반성할 것 없음이라고 써놓은 게 참으로 재밌다.
오늘의 일기를 보며
항상 옆에 있을 것 같은 존재가
어느 순간 없을 수도 있기에
지금 이 순간 사랑하고 아껴주고
이해하고 손해 보고 기다려주고 보듬어주는 것들에
인색하지 말자 싶다.
내일부터 연휴시작이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라는 트로트 가사처럼
가족들과 더욱 행복한 시간 보낼 것을 매 순간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