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의 문턱에서

by 최혜숙



딱 내일모레가 되면 내 나이 예순이다.

엊그제 남편의 예순 살을 맞이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나이에 대해 일종의 저항감을 갖고 있었는지 모른다.

환갑을 맞은 남편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나는 참 많은 덕담을 건넸다. 건강하게 자신을 지켜줘서 고맙다, 지금도 팔팔하니 30년은 더 일해도 될 것 같다는 말들.


그건 남편의 씁쓸한 마음을 달래주는 위로이기도 했지만, 사실 곧 닥칠 내 나이를 애써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기대수명은 100년이라고 해도 될 만큼 높아졌다. 나 또한 ‘오래 살아 뭐 해’ 하면서도 막상 건강하다면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50대 후반에 들어서며 부쩍 건강한 육체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다.


인생 육십, 나는 이제 무엇을 하고 싶을까?

일전에 기록했듯, 나는 여전히 ‘상담의 고수’가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복지 분야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90세를 앞둔 연로한 부모님과 연결된 나의 현실 때문일까, 아니면 나보다 먼저 병들고 아플지도 모르는 남편에 대한 연민 때문일까.


지금 나의 화두는 복지다. 상담과 복지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시너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은유적인 발상이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고민하게 된다.


내 꿈이 무엇인지 모를 때도, 나는 막연하게나마 타인을 돌보는 내 모습을 처음 알아차린 순간이 있었다. 그 찰나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한 걸 보면, 나는 내가 어떤 존재일 때 가장 나다운지를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오늘 오전에 맞이한 내담자는 70대 여성과 30대 초반 남성이다. 오후에는 50세 여성과 30대 중반의 남성을 만날 예정이다. 평소 2, 30대 젊은 층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달리, 오늘은 유독 연령대가 높다.

나이와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그 모든 삶 속에 어떤 모습으로 함께 버텨주어야 하는지를 떠올리며 나를 가다듬는다. 예순,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나의 돌봄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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