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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관일 Aug 21. 2022

혁신하고 싶다고?
딱 하나만 바꿔라(6)

혁신을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


혁신을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 


지난 번의 다섯 번째(5화) 글에 이어서 계속 스토리를 전개하겠다. 앞의 스토리 - P그룹의 사례는 사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이다. 내가 회사의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것을 스토리텔링 하였다. 이제는 말할 수 있을 만큼 세월이 훌쩍 지났기에 공개한다. 하여간 많은 걸 배웠다. 그때에. 


자, 그럼 궁금한 것이 있을 것이다. P그룹의 교육개혁은 결국 성공했는가, 실패했는가? 사실 어정쩡한 상태로 끝났다는 게 솔직한 평가다.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말했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은 없다고. 왜냐하면, 변화는 현재의 제도와 시스템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반면에, 개혁을 끌어주고 변화를 도와 줄 사람들은 새로운 질서가 가져다줄 혜택에 대해 불확실해하고 모호해 하기 때문이란다. 

즉, 강력한 적과 미온적인 동지, 이것이 혁신이 성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라고 했다. 이걸 진작 알았더라면 개혁을 좀 더 세밀하게 진행하여 완벽하게 성공시켰을 것인데….


특히 그때의 실험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마키아벨리의 지적처럼 ‘강력한 적과 미온적인 동지’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여러 가지 혁신의 요소를 일거에 밀어붙이려한 데 있었다고 반성한다, 

연수원 교직원들이 개혁방안을 봤을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입이 딱 벌어졌을 것이다. 맞는 말이기는 한데 엄청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을 테니까. 


원래 변화나 개혁, 혁신이 말은 멋있는데 실행은 어렵다. 특히 변화는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혁명이 기존의 낡은 관습과 틀을 일거에 쓸어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이라면 변화와 개혁은 기존의 낡은 질서와 잘못된 관습을 조금씩 바른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와 개혁은 기존의 틀 위에서 잘못된 관습과 잔재를 조금씩 바꿔나가야 함으로 기존의 기득권과 마찰할 수밖에 없고 저항이 거셀 수밖에 없다.


차라리 연수원별로 고쳐야할 것을 한두 가지 씩 정도만 선택하게 하고 그것의 성공을 이끌어낸 다음에 또 그렇게 하는 식으로 순차적으로 혁신해나갔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큰 저항에 봉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겠지만 스텝 바이 스텝, 착실하게 혁신의 수레바퀴를 굴릴 수 있었을 것이요 결과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몰고 왔을 것이다. 내가 원 포인트 이노베이션을 머릿속에 떠올린 것은 사실 그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이런 시행착오가 과연 P그룹뿐일까? 아니라고 본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인사이동으로 리더가 바뀌면 일거에 혁신을 하겠다고 나선다. 성질 급한 “빨리 빨리 백성”의 기질이 혁신에도 작동하는 것이다. 


혁신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성공하느냐에 있다. 따라서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원 포인트 이노베이션 - 딱 하나라도 제대로 바꿔가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어떨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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