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학교 도서관의 한 구석에서
작년 8월 초에 미국에 와서 설레임으로 시작했던 학기 초반과 극심한 우울함과 외로움으로 겨우 마칠 수 있었던 첫학기를 지나고, 조금은 더 수업과 학업에 적응했던 두번째 학기를 마치면서 미국박사과정 1학년을 마무리하였다.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벌써 여름방학동안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미국에 왔음으로 조금은 늦은 1학년 회고록을 작성하고 있다.
1학년을 지나면서 계속해서 느꼈던 것은 나의 부족함과 더불어 과연 임상심리학이 내 능력으로 마칠 수 있는 전공일까라는 생각이다. 나빼고 모두 미국인인 임상심리학 프로그램에서 수업내용을 따라가고 수업에 참여하는 것부터 벅찬 환경에서 많은 회의감이 들었던 것 같다. 또한, 주변에서 모두 열정적으로 자기의 연구주제를 가지고 확신찬 모습으로 수업을 듣고 연구를 하며 박사생활을 해나가는 내 동기생들과 선배들을 보면서 나 스스로가 너무 작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돌아보면 1학년동안 과연 내가 최선을 다했나라는 의문이 든다. 문득문득 드는 의문과 회의감에 빠져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보냈던 생산적이지 않은 시간들이 안되는 것들을 붙들고 어떻게든 해보자라고 부딪히려고 했던 시간들보다 훨씬 적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보면 나 스스로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고, 나를 그 안에 가두며 나를 이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던 것 같다.
2학년을 앞둔 여름방학, 어떻게 보면 나는 여전히 지나간 과거들을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최근 보았던 글귀 중에 참 공감이 갔던 글귀가 있다. "생각이 적으면 인생에서 실수를 한다. 그러나 생각이 너무 많으면 인생을 망친다". 지난 학기도 그렇고 여전히 나의 모습 중에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서 계속 곱씹으면서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과거의 일 뿐만이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걱정을 해서 결정을 하지 못하거나 너무 늦게 결정을 내려서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나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이번에 한국에 가서 마커스 예배에 참여를 했다. 미국생활을 하면서도 많이 위로를 받았던 것이 마커스의 노래였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한국에서의 To Do 리스트였고, 서울의 한 교회에서 열리는 목요일 찬양집회에 참여하였다. 집회에서 찬양 후에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시는데, 전하셨던 말씀이 나의 생각과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하나님의 편에 서서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원리가 되어야한다는 말씀이었다.
내가 상담심리학으로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멕시코에서 목격했던 중독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한 마음이었다. 미국박사를 준비하면서도 계속해서 구했던 것은 내가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내가 하나님의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인도해달라는 기도였다. 그리고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은 내가 하나님께 구한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응답하심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은혜의 순간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현실적인 상황과 나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내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이게 맞는 길인지 아닌지, 이게 가성비가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세상의 것을 바라보았다.
방학동안 시작되는 프로젝트와 논문참여 그리고 2년차 박사생활에서는 하나님 편에서 하나님을 더 바라보는 생활이 되길 바란다. 나의 생각과 힘을 의지하는게 아니라 이걸 내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가 아니라 지금까지 나를 이끄신 하나님을 믿으며 하나님께서 나를 가장 선하고 옳은 방향으로 이끄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길 원한다. 그 과정 속에서 또 실패하고 무너지며 나를 의심하는 순간들이 분명 올 것이다. 그때마다 하나님을 더 바라보자. 현실에서 아무 힘이 없는 나를 보면서 한탄하기보다 현실을 바꾸시고 내가 담대하게 나아갈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려고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