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뿐

by 정현민

그뿐


굉음이 울리고

불기둥이 솟았지

매정하고 가혹했지만

단단해 보였던 세상과

그 위에 겨우 머물던

가냘픈 삶들이

짧은 비명으로

녹아내리거나

긴 절규로

무너져 내리는 건

순간이었어

몇 개의 바다를 건너

아직 버텨선 세상을

겨우 붙잡고 선

힘겨운 삶들은

떨리는 손이

차가운 공기에

흔들린 눈이

굳어진 마음에

잠시 멈추었을 뿐

그뿐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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