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시인 이야기 12
끔찍이 뜨거웠던
계절의 밤은
지독히도 길었다.
난
별의 등뒤에 숨어
사각의 이부자리에 묻혀
숨죽여 호흡한다.
외로움이라 여기는 감정은
진부하였고
봐주거나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데
눈물을 흘리거나
소리 내어 흐느끼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날개 끝이 휘어진
오래된 선풍기는
밤새
힘겹게 천장에 매달려
작고 아픈 소리를 낸다.
뜨겁게 밀려온
차지 않은 바람에
스산히 날리며
눈을 질끈 감고
꿈꾸지 못할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