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어른이 된다는 게
진짜 멋있는 일인 줄 알았다.
책 속 주인공처럼 모든 걸 다 할 수 있고,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조금씩 나이를 먹으면서 깨달은 건
어른이 된다는 게 꼭 화려하거나 완벽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성장할수록 내게 책임과 선택이 늘어나고,
때로는 지치고 불안한 마음이 따라온다.
나이의 끝자리가 7, 8, 9에 가까워지면서
다시 0을 향해가는 여정이 두렵다.
나이의 첫 번째 자리가 1이라는 건,
아직 미성숙한 어린 아이고,
아직까지는 조금 서툴러도 된다는 것이지만
나이의 첫 번째 자리가 2가 된다는 건,
이제부터는 내가 나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난 나를 책임질 자신 따위는 없다.
열여섯 살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나는
내가 누군지도, 내가 뭘 해야 하는지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확실히 대답하지 못한다.
지금 이렇게 흔들리는 게 자연스러운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아직까지는 혼란으로 가득 차 있지만
시간에 맡겨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나의 20대는 아직 열리지 않았으니,
지금의 10대를 후회 없이 살아가고,
앞으로 나를 맞이할 나의 20대를 준비된 채로 받아들이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