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9월 23일
이븐 칼둔(ابن خلدون, Ibn Khaldun 1332년 5월 27일 ~ 1406년 3월 19일)은 중세 이슬람 세계를 대표하는 역사가·사상가·정치가이다.
역사서설(歷史序說)로 통칭되는 그의 저서 《무깟디마》(Muqaddimah)는 왕조와 문명의 형성과 변화의 법칙을 고찰한 세계적인 명저인데 그의 핵심 개념이 ‘아싸비야’이다.
이는 하나의 사회 집단이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고 공동의 행동을 추진하는 “사회적 결속력과 연대 의식”을 말한다. 아싸비야가 강하면 왕조나 문명이 일어나고, 부족하면 왕조와 문명이 몰락하게 되는데, 아싸비야는 왕조나 문명이 가장 융성할 때 약해지고, 가장 쇠퇴했을 때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의 개념을 대입해 보면 역사에 있었던 모든 역병뿐 아니라 코로나19 판데믹도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합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븐 칼둔은 “역병의 가장 큰 원인은 한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 과잉으로 공기가 오염되기 때문이다.... 부패와 오염된 습기가 늘어나는 원인은 과밀한 인구와 왕조 말기의 풍요함 때문이다.”라고 했다. 한마디로 풍요함이 인구 급증을 낳고 이것이 역설적으로 전염병에 취약하게 만들어 사회적 해체를 낳는다는 것이다.
2차 대전 이후 세계경제는 짧은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계속 성장을 하였고 인구는 한 번도 줄지 않고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국지적인 전쟁은 있었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전쟁이 적은 평화 시대가 80년 지속되었다. 아싸비야가 약해질 때가 된 것이다.
1919년 스페인 독감 발생 10년 후에 미국에서 대공황이 일어났다. 2007년에서 2010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 때에는 신종 플루 판데믹(2009년)이 있었다.
정치 경제 사회의 변혁기마다 판데믹이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오히려 필연에 가깝다.
코로나 19 사태가 끝날 듯 끝나지 않은 채 미적거리며 2년을 향해 가고 있다. 80년간의 세계 평화와 경제 성장이 종지부를 찍는다 해도 역사적으로는 이상할 게 없는 불운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더구나 한국은 빠르게 압축 성장을 하여 경제 문화적으로 최고 번영기를 누리고 있으니 이븐 칼둔의 ‘아싸비야’가 가장 약해졌을 것이다. 충격이 없었으면 좋겠으나, 역사가 반복한다는 원리를 본다면, 충격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충격이 닥치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한국인의 특성상 얼마 되지 않아서 아싸비야가 다시 생길 테니.
21.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