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결합
Sk 전화와 인터넷 결합을 다시 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지난 연말 지방광역시에서 서울로 옮긴 가족이 있어 인터넷 연결이 세 개나 되어 정리를 해야 했다.
방문기사는 "가족 결합을 다시 해야 한다." 는 것이다.
오래된 것을 없애고 한집에서 세개나 연결 될 이유가 없으므로 정리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결합을 해야 한단다.
"요즘 인터넷으로 안 되나요?" 했더니,
설치기사는 "대리점을 방문해야 한다"라고 ᆢ덧붙인다.
서울의 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성미가 급한 남편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SK매장을 찾았다.
다행히 매장은 한산했다.
지난번 SK 개인 정보유출 이후 유심 교체로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직원이었다.
칼눈으로 예민하게 생긴 그 젊은이는 서비스 매장의 최전선에 어울리지 않는 면모였다.
나의 그런 직감 때문인가, 그때도 유심 관련해 볼 일 보러 오는 노인들의 일을 처리하기보다 다시 번거롭게 오게 하는 내용이었다.
남의 일이라 간섭하기 싫어 모른 척했지만 서비스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물론 대민봉사를 하는 자리가 아니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잘못인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반려견 출입 여부를 묻고, 허락을 받은 후, 가장 자리에 앉았다. 남편은 그 직원에게 가서 "인터넷 가족 결합"을 신청했다.그 직원은 가족증명서를 제출해야 된단다.
한강도 얼은 한파에서 주민센터까지 가는 것보다
정부 24 시 앱을 통해 발급받아 제출하면 될 것 같았다.
우리부부는 그 정도는 쉽게 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서류를 수년 동안 발급 받아 처리해 왔기에 그리 제출 하는게 수월 하다.
남편은 정부 24시 앱에 들어가 증명서 발급을 시도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휴대폰 화면이 정지되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정부 앱을 깔고 들어갔더니 '회원 가입'하라고 한다.
'예전에 가입했는데 왜 또?'
시키는 대로 하였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찾아 다시 시도하고 또 시도하는데 40분 이 소요되어도 앱은 계속 제자리이다. 우리는 다시 지시대로 앱을 깔고 신청을 한다.
겨우 앱이 열려 실행이 되고 서류를 보니 열람본이다.
그런데 이번엔 열람본은 안된다고 한다.
'참고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했더니
"제출하는 것."이란다.
다시 시도한다. 그 사이 남편은 주민센터에 발급차 나가고 나만 반려견과 함께 다시 인터넷에서 싸움을
하고 있다.
"전자문서지갑이 어디에 있지?"
설명해 놓은 위치에 없다. 아니 안 보인다.
다시 로그인 하고 인증서 등록하고 서류를 신청하고 열람본이 열린다.
다시 전자문서지갑에 들어가기 위해 로그인 한 후 본인 확인 그리고 간편인증 후 기다리면 다시 회원가입
계속 반복한다.
"고학력인데도 이렇게 헤매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그리고 평소 인터넷 앱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게다가 민원 서류가 발급비가 일천 원이란다.
무슨 민원서류 발급비도 서민들 등치는 수준이다.
여러 가지 생각이 날개가 돋는다.
매장 직원은 서비스직 아닌가?
고객이 어려워 하는데도, 문제해결에 도움은커녕 본체 만체 하며 자기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고객들에게 감정노동 하고 싶지 않겠지."
열람용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미리 먼저 하든지ᆢ
한 시간 넘어도 서류가 해결되지 않자 화가 슬며시 오른다.
결국 남편이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아와서 서류를
제출함으로써 일단 해결은 되었다.
매장을 나오면서 허탈하다.
친절한 응대는 못 하고 고객 대하는 태도가 아주 불쾌하다. 우리는 상대방이 어려워하면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었는데 ᆢ
"30년 넘게 이용해 온 고객인데, KT로 옮겨 버릴까? 경쟁을 시켜야 서비스가 나아질 건가?"
우리 부부는 요즘 젊은이들은 이러쿵저러쿵하며 우리 자신을 어느새 합리화하며 걷고 있다.
한파가 빰을 때렸다. 장갑을 껴도 손끝이 시릴 정도다.
돌아오는 길에 성당카페에 들러 따뜻한 커피를 시켜 마시며 이야기 한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니 평온해진다.
차분히 생각해 보니 그 젊은이 잘못은 없다.
인터넷 앱이 원활하지 않았고 전자문서지갑을 미리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그 젊은이가 노인들을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는 것도 우리의 잘못된 인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많이 변하고 가치관 또한 많이 변하였다.
젊은이들과 동행 하고 동거 하는 삶.
그 삶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과거 노인들에게 했던 대로 그들에게 그것을 바라거니 요구해서는 그들과 절대 공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우리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고소함과 단맛 그리고 과일향의 신맛의 커피가 유난히 쓰게 느껴지는 겨울 오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