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바리스타 전문 학원에서
수강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긴 세월 직장생활에서의 일은 콘크리트처럼 단단했지만
주방 일은 그 저그저 가족 식사만 하는 일만
겨우 할 줄 아는 지신이
실기에 벌벌 떨면서 하나씩 시간을 메우는
동안
반복하는 동안 손에 익어가는 마법의 시간을
경험한다.
"그 나이에 배워서 뭐 하려고?"
동갑내기 남편은 응원은커녕 빈정대기만 한다.
생각하면 얄미우니 넘어가야지
가치관이 다르니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반박하면 아마도 전쟁이 날 수도 있다.
은퇴 이후에는
"나를 위한 자유의 여정에 개입이나 터치하지 마"란
일침을 놓는다.
"잠이나 자지."
"뭐?"
"참아야지"
'시간 맞추어 배시계 울리기 전 삼끼 대령을 기대하는
저 이기적 덩어리'
난 싱크대 상단을 열어 네이버에서 구입한 우유거품기랑 피처를 준비하고
냉장고에 있는 우유를 꺼내 묵묵히 라테 연습을 한다.
역시 실기 시험 시간
여전히 떨린다.
하지만 마음 비우고 해야지.
옆에 남편이 있다 생각하고 하니 더 차분해졌다.
시간 넉넉히 마치고 마음에 들지 않으나 아쉬운 대로
라테의 무늬는 그려졌다.
얼마 후 시험감독관이 실기 합격이라고 한다.
"감사합니다"
인생의 삶은 고독하다.
누구와 동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은퇴 이후의 내 삶은 주도적으로
자유를 향해 날갯짓하고 날아갈 것이다.
그 자유의 여정에 처음 얻은 바리스타 국제 상급 자격증
취직이나 창업을 하러 딴 것은 아니다.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연출하고 표현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책도 읽고 글씨도 쓰며 원두커피 향 가득한 카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