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자존감 수업 1: 나는 왜 상처받는가?
왜 우리는 서로 싸우고 상처받는가?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오직 하나의 위대한 인연(一大事因緣) 때문에 이 세상에 출현하시느니라.”
- 『묘법연화경』 「방편품」 중에서
탐욕에서 혐오까지: 우리 마음의 병
한국 사회를 가장 먼저 덮친 것은 탐욕이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선보이며 호황을 보이던 시기, 전 국민적 탐욕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하지만 이 탐욕은 부풀 대로 부풀기만 할 뿐, 개개인의 삶에서 실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분노의 폭발을 불러왔습니다. 분노 사회가 시작된 것입니다.
'나를 향한 분노'
모두가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화시키지 못한 분노는 결국 자신을 공격합니다. 이 나를 향한 분노가 바로 우울감입니다. 전국민의 마음을 오염시키고 있는 이 우울의 파도는 다시 한번 분노를 변화시킵니다. 별다른 이유 없는 집단 간의 혐오가 시작된 것입니다.
2,500년 전에도 같았다: 논쟁의 시대
놀랍게도, 우리가 겪는 이 고통은 2,500년 전 『묘법연화경』이 탄생했던 시대의 아픔과 놀랍도록 닮아있습니다.
그 시대에도 세상 사람들은 머리 깎은 수행자를 보고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수행자는 세상 사람들을 보며 ‘저렇게 살면 안 되는데’라고 혀를 찹니다. 한 울타리 안에 있는 종교들조차 서로를 향해 ‘저 가르침은 틀렸다’고 손가락질합니다. 심지어 같은 부처님의 제자들조차 “너희는 성불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서로를 밀어냈습니다.
서로를 혐오하는 이유는 꼭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처님 당시, 꼬쌈비라는 지역의 비구들은 아주 사소한 문제로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한 스님이 화장실에서 뒷물을 하고 물을 비우는 것을 잊었다는, 정말 사소한 계율 문제로 시작된 다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승단이 쪼개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몇 번이나 “싸우지 마라, 화합하라”고 타이르셨지만, 그들은 “부처님, 저희는 계속 싸울 거니까 신경 쓰지 마시고 편히 쉬십시오”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붓다의 위대한 처방전
이 지독한 다툼과 분열을 끝내기 위해, 『묘법연화경』은 아주 명확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경전입니다. 그것은 바로 ‘논쟁의 종식’입니다. ‘우리 학파가 진짜다’, ‘내가 가는 길이 옳다’고 외치며 서로를 밀어내던 법집의 시대, 그 지독한 다툼을 끝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하지만 그 방식은 어느 한쪽의 의견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가지 진리를 추구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을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꿰뚫고 아우를 수 있는 더 높은 차원의 진리를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정교한 이성과 자비로운 마음으로 산 정상에 이르는 경우의 수는 무한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 신비주의 시인 잘랄루딘 루미는 다툼을 종식시킬 수 있는 마음가짐을 아름답게 말했습니다.
"이곳은 옳고 그름의 관념을 넘어선 들판입니다. 나는 그곳에서 당신을 만나겠습니다."
물리학에 ‘통일장 이론’이라는 꿈의 이론이 있습니다.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이라는 네 가지 힘을 각각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두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원리를 찾아내려는 위대한 시도이지요. 『묘법연화경』이 꿈꾸었던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기존의 다양한 가르침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이론을 수용하고 인정하되 그 속에서 하나의 통일장 진리를 찾아내고 싶었던 것입니다. 단 하나의 길을 걷고 있으면서도 서로의 다른 모습에 집착하여 싸우고 있는 도반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그러니 우리, 더는 싸우지 맙시다."
모든 다툼의 뿌리: '나만이 옳다'는 집착
부모는 자식과 다투고, 형제는 서로를 미워하며, 친구와 동료는 보이지 않는 벽을 쌓습니다. 붓다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생의 불쌍한 삶을 바라보며 한탄했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서로를 밀어내고 상처 입히며 살아가는 걸까요? 옳고 그름이 없는 아름다운 들판, 자비의 땅에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요?
『묘법연화경』은 그 모든 다툼의 뿌리에 ‘나만이 옳다’는 집착과 ‘너와 나는 다르다’는 분별심이 있음을 꿰뚫어 봅니다. 그리고 그 깊은 상처를 치유할 위대한 처방전을 조용히 내밉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처방전을 찾아 떠나는 길고도 위대한 여정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