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왜 이제야 열렸을까? 53년 봉인 풀린 해안 트레킹 길

삼척 덕봉산, 군사 구역에서 모두의 산책로로 다시 태어나다

by 다닥다닥

한동안 일반인의 발길이 닿을 수 없었던 삼척 덕봉산 해안이 이제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산책로로 바뀌었습니다. 1968년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였던 이곳은 2021년 철책이 걷히며 53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395_1432_465.png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탐방로는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을 잇는 943m 구간으로, 해안길 626m와 숲길 317m로 나뉩니다. 길은 전체적으로 평탄하게 조성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외나무다리와 포토 스팟의 매력


탐방로의 시작은 얇은 외나무다리입니다. 덕봉산과 해변을 잇는 이 다리는 단순한 통로를 넘어 여행자들의 사진 앨범을 채우는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바다 위에 드리운 산세와 마읍천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집니다.

395_1430_4125.png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삼척문화관광


정상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


정상에 오르면 해발 53.9m 높이의 전망대가 기다립니다. 이곳에서는 백사장과 바다, 멀리 백두대간의 능선까지 이어지는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길이는 짧지만 숲·바다·모래사장이 압축된 듯 다채로운 풍경을 담고 있어, 한 바퀴 걷는 것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395_1431_440.png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삼척문화관광


조용함이 주는 또 다른 가치


무엇보다 이곳의 장점은 한적함입니다. 인근 해수욕장이 여름철 북적이는 사이, 탐방로는 상대적으로 조용해 도심의 소음을 잠시 잊고 고요 속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숲길에서는 다양한 새소리를, 해안에서는 조개와 해초를 쉽게 만날 수 있어 생태 체험 공간으로도 매력이 큽니다.


삼척시는 덕봉산 일대를 생태관광지로 지정하고 보존과 활용을 병행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민과 여행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길로 가꾸어 가겠다는 계획입니다.

395_1433_4647.png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 삼척문화관광


여름철 붐비는 관광지가 부담스럽다면,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는 “덜어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바다와 숲이 맞닿은 이 길에서 오래 닫혀 있던 풍경이 선사하는 위로를 경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단풍이 불붙었다”…10월 안 가면 후회할 캠핑 성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