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오래 봤다고 나를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임원 최종면접 탈락 후 홧김에 넣은 알바에 붙었다.
반얀트리 팝업스토어 ‘부디무드라’에서 처음 유니폼을 입고 일하는 29살.
회사 대신 매장을 선택한 지금, 어쩌면 나는 더 멋진 합격을 한 걸지도 모른다.
매장알바 경력은 없지만 그냥 한번쯤 해보고 싶어서
공고글 확인후 인스타 주소와 함께 문자를 남겼다.
매니저님은 "사실 어떤 사람들은 뭘 믿고 저리 당당해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전 너무 좋게 봤어요. 자신에대한 확신이 있어 보여서."
사실 이렇게 말하는 매니저님이야말로 실제 성과를 기반으로 자기확신이 가득한 분이시다.
그녀는
XX브랜드의 본인 매장을 전국 매출3위까지 찍었다.
사실 좀 놀랬다.
1년 4개월이란 긴 시간동안 강제로 쉬며
알게모르게 많이 위축되어있단 것을 스스로 자각하고 있다.
하여 나는 늘 자신감없는 상태라 생각했다.
과거 나는 이 세상의 모든 걸 성취할 수 있다 믿었다.
하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도전들에서 조금씩 삐걱댔다.
이것들이 누적되다보니
내 인생의 운전대를 외부의 어떤 존재에게 뺏긴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근데도 내 자신감이 드러나는 걸 보면
내 근본은 어쩔수 없는건가?
"근데 발레는 보통 어릴때 시작하잖아요.
사진보니까 엄청 유연하던데
원래 그런거에요?"
"아뇨 원랜 전국 뻣뻣대회에서 1등할 자신이 있을 정도로 각목이었는데
그냥 꾸준히 하다보니 이렇게 됐어요."
"역시 꾸쭌한게 답이군요."
긴 공백과 또 이런저런 크고작은 실패로 좌절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준수한 회복탄력성은
내 성실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발레수업 매일 1시간 전 도착 예습
클래스 이후 또 복습.
친한 발레메이트 h님이 어떻게 매일 그렇게 일찍오냐길래
그저 집이 가까워서요 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랬더니 "아냐 넌 1시간멀면 1시간 더 일찍나올거야"라고 하셨다.
날 너무 잘 아시는 분이시다.
"아니 그래 얼굴도 예쁘고 키도 크고 자기관리도 잘하고 발레도하고 공부도잘하고 영어도 잘하고..
근데 왜 연애를 안해애~~
진짜 기분나빠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조개속에 진주마냥 이렇게 숨겨져 있잖아!
이걸 꺼내보여야지!!"
...사실 나를 만나는 모든 분들이 다 하는 소리라서
지겨울지경이다.
비연애주의도 비혼주의도 아니다.
근데 어쩌다보니 연애를 한번해봤다.
근데 어떡하냐 눈이 높은걸.
"아니 연애를 해봐야 나의 여러 모습도 알게되고
남자란 존재에대해 이해할수도 있고 그렇다니까?"
이성적으로
그말도 맞다.
근데 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