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2학기
기말고사 D-4, 하루 공부 시간 8시간 02분 28초.
오늘은 좀 황당한 일이 있었다. 목요일은 학교가 일찍 끝나기 때문에 곧바로 버스를 타면 라온중학교 하교 시간과 겹쳐 버스가 미어터지기 때문에 시간을 좀 보내고 버스를 타려고 같이 맘스터치에 갈 친구를 탐색하던 중, 영훈이가 SU2가 있는 비전동에 가자고 했다. SU2는 내가 미술 입시를 하며 중3까지 다녔던 미술학원이고, 영훈이를 포함한 미니, 서하, 예은, 아린(지금 보니 라인업 미쳤네…) 등 많은 친구가 다니기 때문에 언젠가 학원 근처에서 저녁을 먹기로 해놓고 몇 달째 몇 년째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근데 오늘은 일찍 끝났겠다 학원 근처에서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학원 근처에 있는 그루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할까 해서 서정리역까지 갔는데, 가면 갈수록 뭔가 아니다 싶은 기분이 들었다(시간 낭비 개쩔듯). 서하에게 전화했더니 미니도 안 오고 애매하다 해서 비전동은 다음에 가기로 하고 나는 서정리역에 온 김에 지하철을 타고 송탄역으로 가서 데빈스 스카로 갈 생각이었다. 역은 서정리역, 송탄역, 진위역, 오산역 순서인데 여기서 일이 터져버린다. 내가 실수로 송탄역과 진위역을 건너뛰는 급행열차를 타버린 것이다. 그래서 난 오산역까지 가게 됐고 그대로 다시 돌아와 송탄역에서 내리고 또 한참을 걸어 스카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진짜 와 너무 피곤했다. 원래 스카에서 되도록 안 자려고 하고 만약 잠든다고 하면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드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오늘은 달랐다. 시야가 광광 머리가 쿵쿵 울려대고 지금 눈을 붙이지 않으면 진짜 큰일 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안 그래도 어제 3시 반에 자서 하루 종일 피곤했고 시험 기간이라 몸에 피로가 패시브처럼 쌓여있었기 때문에 잠깐 책상에 엎드렸더니 그대로 한 시간을 자버렸다.
한 시간이 지나고 잠에서 깼다. 피곤하다는 생각과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병존하여 어떻게든 펜을 잡고 내 앞에 수학 문제를 풀려고 했는데, 와 눈이 안 떠지고 피로가 하나도 가시지 않은 상태라 다시 쓰러져 그대로 한 시간을 더 자버렸다.
자면서 가위에 눌렸다. 가위에 눌리는 건 내겐 흔했다. 잠자다가 정신이 좀 들었는데 내 몸은 자고 있고 정신만 깬 거 같을 때 난 가위에 눌렸음을 직감한다. 당연히 몸은 안 움직여지고 그 느낌이 썩 좋지는 않지만, 너무 흔하고 자주 있는 일이라 몸이 안 움직여지는 게 불편할 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근데 오늘은 진짜 힘들었다.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자다가 가위에 눌려서 호흡이 잘 안됐는데 몸이 안 움직여져서 역대급으로 답답했다. 침대가 아닌 스카에서 가위에 눌린 경험은 처음이었다. 암튼 그렇게 자다가 6시 반쯤에 정신 차리고 공부했다.
동생 핑계 한 번만 대겠다. 제발 아침에 화장하느라 오래 앉아있지 말고 본인 기다리는 거 알면 빨리 좀 나왔으면 좋겠다. 덕분에 아침 자습에 가지 못한 날이 절반이다. 그리고 내가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오면 맨날 유튜브 넷플릭스 보면서 세상 느긋하게 샤워하고 있는데 기다리게 하지 말고 내가 집에 오기 전에 샤워를 미리 끝내줬으면 좋겠다. 공부도 안 하면서 저녁 내내 뭘 하다가 빨리 자야 하는 내가 계속 기다리게 하는 건지 좀 이해가 안 간다. 이상 짧고 굵은 남 탓이었다.
잘하자.
근데 내일 브롤스타즈 7주년인데 짭짤한 보상 기대해도 되는 부분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