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아물기

♪Michelle Branch - Breathe

by Bi jou

사표를 냈다.

그 지겨웠던 긴 시간동안 이 악물고 버텼던 순간들이 훅 하고 지나갔다. 으례 대한민국 중소기업에서 버텨내는 젊은 친구들이 겪는 흔한 이야기였지만 누구나 그렇지 않던가. 내 이야기가 되면 그건 더이상 흔한 이야기가 아닌 것을. 하루하루 버틸 때마다 눈물을 섞어 한숨에 날려보내기도 했고, 못마시는 술을 마시면서 그래 인생이 이런거지 당연히 누구나 똑같겠지-하며 한풀이를 하기도 했고, 어딘가 항간에 떠도는, 직장 상사가 못되게 구는 이야기에 격한 동감을 표하기도 했던 날들도 있었다. 첫 직장이 아니었기에 지나고 나면 이런일이 벌어질 것도, 또 더 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순간들이 아무것도 아니게 될 것이라는 것도 알았지만, 어째 아픈건 매번 똑같았다.

가시처럼 돋힌 상대방의 악의섞인 말에 잠깐은 할말이 많다가도, 앞으로 일할 시간을 생각하자. 경력을 생각해. 이직하면 되니까-하며 그저 씁쓸하게 웃고 넘겨왔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떠날 준비를 하는 사람이었다. 대한민국의 어쩔 수 없는 중소기업의 굴레안에서. 악순환의 굴레. 이 고리를 끊어내려면 어째야 하는 거지? 혼란이 몰려왔다.


'나는 평생 이 굴레 속에서 살아야 하는 거겠지? 그렇다면 정말 불행한 인생 아닐까.'

'내 능력은 이게 다일까. 왜 더 잘하지 못하지, 왜 더 나아지지 못하지'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건 내 모자란 능력 때문일까, 아니면 나란 존재가 불만족스러워서일까'



누군가가 밉다는 감정은 나 스스로에게도 해악을 끼친다. 증오의 감정이 강할 수록 내 스스로에게도 상처를 준다는 말을 믿는다. 당연히 좋을리가 없지. 하지만 어쩔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저는 그저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할 뿐인데요, 왜 그렇게나 저를 싫어했나요? 그만두는 마당에 그 사람은 끝까지 행운을 빈다는 덕담한마디 없이 냉랭하게 일별할 뿐이었다. 당신이 나를 속으로 그렇게 바랐듯, 저도 똑같이 그렇게 바랄 뿐이랍니다. 행운을 빌어요. 그게 내 최선의 복수임을.


어쩐지 서글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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