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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영 Aug 17. 2017

아들과 함께 떠나는
첫 번째 부자여행

전 주 편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지 벌써 1년이나 시간이 지났습니다.

난 그대로인거 같은데 아이들 크는 거보면 저 또한 그만큼 늙어가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특히 남자아이들을 키우면서 해보고 싶은게 많지만

그 중에

함께 땀흘리며 운동하는 것 하나와

배낭 하나 들쳐메고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운동은 검도를 하니까 이미 충분히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지만

여행은 아직 아이가 어려 도전해 보지 못했었는데

어느날 문득,

이제는 떠나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아들과 떠나는 여행.

 그 생각이 든 날,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진우랑 둘이 여행을 한번 가볼까?"

아내는 그 얘기에 별다른 코멘트없이 흔쾌이 그러라 해 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틈날때마다 여행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여행지가 좋을지.

숙박은 어떻게 할지.

가면 무엇을 경험할지. 또 무엇을 먹을지.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준비자에겐 모든 일들이 즐겁죠.

이미 아빤 먼저 여행을 떠난 셈입니다.

그렇게 틈틈이 고민한 끝에

첫번째 여행지는

전주!!!로 결정했습니다.

그러곤 드뎌 출발을!!!

 이번 여행의 컨셉은 '부자여행'입니다.

아빠와 아들이 떠나는 여행이죠.

나중에 연우도 크면 아빠랑 진우랑 연우! 이렇게 셋이서면 떠나볼까 합니다.^^

아직 어린 진우를 배려해 기간은 1박 2일로 잡았습니다.

2014년. 진우가 1학년인 그 해. 그 해가 가기 전에 꼭 다녀오려고 어렵사리 날짜를 정했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 속으로

우리의 여행 속으로 떠나볼까요???

 우선 전날 아빠랑 진우가 가져갈 짐들을 정리했습니다.

진우에게 필요할지 모를 여벌 옷과 휴지, 세면도구는 기본이고 휴지랑 물, 오고가는 길에 심심할지도 몰라 챙긴 333큐브 그리고 읽을거리 등등

이렇게 1박 2일의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정리하고

소풍 전날의 설레임을 가득 품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용산에서 11시 15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고 2시 42분에 전주에 도착하는 우리 여행자를 위해

아내는 아침일찍부터 점심 도시락을 싸줬습니다.

점심시간이 애매해 기차에서 점심을 먹으라고 준비해 준 것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집에서 싼 김밥이 최고죠!!!

 경의중앙선을 타고 용산에 와서

무궁화호로 갈아타기위해 잠시 내렸습니다.

첫번째 여행이니만큼 간간이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늦지 않게 도착해 조금 여유가 있네요.

출발 15분 전 승차가 가능하다니

그 사이 매점에 들러

삶은 계란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삶은 계란이랑 같이 먹을 바나나우유를 사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진우는 음료수 먹는 걸 좋아하지만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를 먹인적이 없어서인지

오직 진우에게 음료수는 바나나우유랑 초코우유 그리고 가끔 알로에쥬스가

진우가 먹을 수 있는 음료의 전부입니다.

오늘은 바나나우유를 선택했네요.

 우리 부자를 전주로 데려다 줄 무궁화호입니다.

용산에서 출발해 여수엑스포까지 가는 기차고 우리는 중간에 내릴 예정입니다.

 15분 전 가장 먼저 내려온지라 객차 내에는 아무도 없네요.

우리 좌석 번호를 알려줬더니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찾는 진우입니다.

벌써 스스로 뭔가를 잘 알아서 하려는 녀석입니다.

 기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마시기 시작한 바나나우유.

계란이랑 같이 먹으라고 남기랬더니 저걸 남겼네요.ㅋㅋㅋ

 사람들 몇몇을 태우고 드디어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이로서 우리의 첫번째 여행이 시작되었네요.

 출발하자마자 역시 진우는 계란부터 집어듭니다.

 세개짜리 계란이라 어떻게 나누면 공평하냐고 했더니

자기가 계란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기 두개, 아빠 하나로 나누면 된다네요.ㅋㅋㅋ

 게눈 감추듯 계란 두개를 날름 잡숫더니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졌나 보네요.

 그러곤 챙겨온 책을 펼쳐 듭니다.

진우는 책을 참 좋아합니다.

할일이 없거나, 할 놀이가 없거나 심심하면 언제나 책을 펼쳐 듭니다.

이런 습관은 아빠나 엄마가 진우에게 억지로 만들어준게 아닙니다.

이 습관은 굉장히 자연스럽게 생겼는데 여긴 놀라운 비밀이 있습니다.

그 비밀은 나중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는 연우에게도 실험 중이거든요.ㅎㅎㅎ

연우도 성공하면 그 때 그 비밀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글자를 모르는 연우의 일상을 살펴보면,

아마 연우가 글자를 알게 되면 연우에게도 같은 결과가 나타날 거 같네요.

 한참을 책을 읽더니, 아니 저 책을 한차례 정독하더니

배고프다고 밥 먹자네요.

ㅡㅡ;;;

엄마가 정성스레 싸준 도시락을 펼쳤습니다.

이것두 게눈감추듯 냠냠냠

 그러는 사이 우리의 무궁화호는 벌써 전주에 도착했습니다.

 한옥 지붕을 연상케하는 전주역이 고풍스럽습니다.

제가 학창시절을 지낸 경주도 역사가 저렇게 생겼드랬죠.

 진우에게 먼저 관광안내지도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이젠 심부름도 척척 잘하네요.

 이거 무료, 즉 공짜 맞냐구 자꾸 확인합니다.

남의 물건을 그냥 가져오면 안된다고 교육받아서 그런거 같아요.

착하죠?ㅎㅎㅎ

 우리의 여정에 가장 중요한 '한옥마을' 이정표입니다.

 전통양식을 흉내낸 역전승강장에서

우리가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립니다.

 버스를 타고 약 30분 정도 달려

숙소 근처인 풍남문에 도착했습니다.

전주성을 외부와 연결하는 네 개의 성문 중 남아있는 남문입니다.

 진우는 중간중간 이런 뽑기 앞에서 초딩1학년의 자태를 간간이 뽐내줍니다.

아마 진우에게 이번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뽑기 구경하기(?)였을지도 모릅니다.

 풍남문 옆에 위치한 전동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는 버스에서 졸음이 왔는지 상태가 좋지 않네요.

아직 먼 여행은 8살 진우에게 무리일까요???

 진우와 아빠의 첫번째 여행에서

첫번째 숙소로 잡은 게스트하우스입니다.

부자여행을 계획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세운게 있습니다.

1. 여행지 : 국내여행일 것.

2. 교통편 : 대중교통일 것.

3. 숙박지 : 게스트하우스 일 것.

4. 먹거리 : 현지음식과 간식을 충분히 먹을 것.

5. 볼 것 : 역사를 중심으로 여행지의 과거와 현재를 느낄 수 있는 곳일 것.

등등입니다.

 숙소를 게스트하우스로 잡은 건

진우를 위해서입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견문을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힌다고들 하죠. 그곳이 역사적인 유적지라면 역사적 견문이 넓어질 것이고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권이라면 세상의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견문이 넓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의 견문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이 주는 견문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한 사람은 하나의 또다른 세계를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방문한 여행지의 현지인이건, 그곳을 여행하는 여행자건간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보다 쉽게 만나기 위한 방편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한 것이죠.

 이곳 역시 진우에게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걸로 예상합니다.

우리 외에 여행자가 없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겠지만

그 대신 쾌적하고 편안한 잠자리는 보장될테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습니다.^^

 어쨌든 숙소에 도착해 짐을 부리고

우선 밖으로 나가기로 합니다.

 맨날 아빠 손만 잡고 아빠가 향하는 곳으로 졸래졸래 따라다니던 진우는 이제 보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이제 아빠 손을 놓고 자기가 먼저 앞장서 새로운 곳을 탐색하고 살펴보면서

새로운 세상을 먼저 접하는 진우군입니다.

 전주에서 유명한 남부시장입니다.

숙소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시장은 그 여행지의 속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라 아빠가 참 좋아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TV에도 여러번 소개된 적이 있는 곳인데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버려져있다시피한 시장 메인 건물의 2층 옥상에

청년몰이라는 이름의 젊은 감각의 상업지구를 만든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평일 낮이라 방문객들은 많지 않았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참 아기자기한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기념촬영도 잊지 않았구요.

청년몰은 작은 커뮤니티입니다.

생존을 위한 경쟁이 빗발치는 곳이 아니라

상생을 위한 배려와 협동이 넘치는 곳인거 같습니다.

 진우에게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를테지만요^^

나중에 진우가 살아가야 할 미래엔 경쟁보단 상생이 있는, 그야말로 사람냄새 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네요.

진우가 컸을 때도 사회가 지금과 같다면

진우가 열심히 노력해서 사람냄새 나는 세상을 앞장서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청년몰 이곳저곳을 찍어봤습니다.

청년몰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한옥마을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예술작품도 안녕^^

 백년도 훨씬 넘었다는 전동성당

얼핏봐도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건물양식이죠.

한국천주교의 태동과 함께 이곳에서 받은 탄압과 함께 자라온 종교의 역사가 묻어있는 곳입니다.

 내부는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밖에 봐도 멋진 곳입니다.

 진우도 그 위용에 압도된 듯이 멀리 건물을 올려다 보네요.

 자기보다 훨씬!!! 크다면서요.

 전동성당을 나와 이제 한옥마을로 발길을 돌립니다.

 이곳은 한옥이 마을을 이룬 곳이라는 의미의 한옥마을이지만

 제가 봤을 때는 한옥마을은 그저 명목일 뿐이고

대부분 먹거리로 넘쳐나는 곳입니다.

 우리도 이들 먹자골목에서 이들 무리에 끼어 먹어댔습니다.

ㅋㅋㅋ 처음 먹은 건 문꼬치!!!

정말 맛있더군요.

 아빠가 세 점 먹었다면 진우는 다섯 점 정도 먹는 양으로 엄청 먹었습니다.

 이곳 먹거리 중 가장 인기가 많아보인 만두집 다우랑^^

이날은 늦기도 했고 줄도 너무 길어서 내일 먹기로 했네요.

 두번째 찾은 곳은 길거리아

 여기서 파는 바게트빵은 진우가 거의 다 먹었습니다.

크기는 진우 팔뚝만한데

그걸 거의 다 혼자 먹었습니다.

하나만 샀는데...ㅜㅜ

이곳 먹거리 중에서 최고!!!였네요.

집이 가까우면 좀 싸가고 싶었는데...너무 멀어서...포기

 츄러스를 파는 츄즈미는 패스

 진우가 좋아했던 닭꼬치

 순한맛, 매운맛 있는데 뭐 드실래요???

속으론 매운맛이요!!!하지만 진우릉 위해서 순한맛 주세요!!!ㅜㅜ

이것두 진우가 2/3정도 흡입하셨다능...

 그 다음 먹은 것은

 아이스크림...ㅜㅜ

이날은 전국적으로 포근한 날이었는데

파주사는 우리는 두꺼운 잠바를 입고 있었던지라

심지어 더웠다능...

이것도 진우군이 거의 다 먹고 막판에 딱딱한 과자만 남았을 때 아빠한테 토스해줌...

나쁘시킹...ㅋㅋㅋ

 아빠가 풍남제과 수제초코파이 사려구 줄 서있는 동안

진우는 저렇게 돌멩이에 걸터앉아 아이스크림 먹었네요.

줄 서기 싫다고...

 혼자 줄서기 심심해서 같이 서자구했더니 싫다네요. 다리아프다구...

그래서 "너 초코파이 안먹을거지???"했더니 "네^^"

"흥!!!치!!!"

 결국 아빠 혼자 줄 서서 초코파이 구입!!!

초코파이는 서울에 계신 엄마아빠왕할머니 아내를 위한 선물로 구입!!!

 실컷 먹구나서야 한옥마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건장한 남자분이 있길래 "저기 사진 한장만 찍어주세요!!!"했더니

감성사진을 남겨주셨네요.(강조를 위해 블러처리를 더 했습니당)

ㅜㅜ

 너두 힘들지?

 내 아들이지만 참 멋져용...^^

 여행을 할 줄 아는 녀석인거 같습니다.

아빠보다 더 호기심도 많고

걸어다니는 것두 잘하구

관찰력도 많궁.

 한옥마을 전경입니다.

 이런 곳에서 살고 싶지만...

현실은...ㅜㅜ

그래도 진우랑 함께여서 좋습니다.

 먼저 내려가더니

"아빠 사진 한장만 찍어주세요!!!"

"왜"

"그냥요. 남겨두고 싶어서요"

@#%%#$%@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이 얘길 들었을 때 참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러곤 한참을 둘이서 걸었습니다.

 둘이 손 꼭 잡고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연인들처럼 말입니다.

참 행복하더라구요.

 팥빙수가 유명한 외할머니 솜씨.

나중에 오게 되면 먹으리라!!!

 뭘 알고 저렇게 빤히 쳐다보는 걸까요?

진우는 걷다가 가끔씩 어떤 곳에서 한참을 멈춰서 쳐다보더라구요.

 이곳은 여전히 단층 상점들이 즐비한 곳입니다.

 그야말로 옛날. 시골. 뭐 이런 느낌이 남아있는...

 문학관도 있었구요.

 초라한 간판에 세월이 묻어나는 상점들.

 진우가 좋아할만한 벽화그림의 건물들도 공존하는...

 그렇게 둘이서 한참을 걸었습니다.

그런게 여행이니까요.

짧은 겨울해가 벌써 뉘엿뉘엿.

우리 여행의 첫날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아이예수의 헛간에도 불이 들어왔네요.

따뜻한 가족이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우리 여행의 첫날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이곳에 비치되어 있는 흔적남기기에 진우가 자신의 흔적을 남깁니다.

 잠깐 게스트하우스 루를 소개하자면

풍남문과 전동성당 사이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루는

2층입니다.

1층은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신 이성재 화백의 작업실이 있고

2층엔 여행자를 위한 숙소가 있습니다.

 여긴 이튿날 아침식사를 위한 코너

아침은 간단하게 토스트와 삶은 계란 그리고 갓내린 커피가 제공됩니다.

 여성 여행자와 깔끔한 남성여행자를 위한 화장대...ㅋㅋㅋ

 진우가 가장 좋아했던 2층 침대

 진우가 남긴 흔적

청년몰에는 보드게임방이 하나 있는데 그걸 해보고 싶다고 진우가 그랬는데

하필 보드게임방에 빈자리가 없어서 못하게 되자 저런 얼굴을 하고 있네요. 뽀료통 진우!!!

 블로그 정보를 토대로 찾아간 남부시장 내 콩나물국밥집입니다.

상호는 밝히지 않겠지만 기본 찬은 저렇게 나옵니다.

 그리고 메인음식인 전주콩나물국밥

 그리고 모주 한잔

이곳 국밥은 별루였습니다.

인터넷정보를 믿은 저의 실수죠.

 그래도 진우가 너무 잘 먹어줘서

기뻤습니다.

 그렇게 많은 간식을 주식처럼 먹어놓고선

그것들이 소화도 되기 전에

또다시 흡입하는 진우입니다.

솔직히 진우가 콩나물국밥을 다 못먹을 줄 알고 하나만 시켜서 몇 숟갈 나눠주려고 했었는데

그랬다간 큰일날뻔...

저 한그릇을 국물까지 비웠다능...ㅎㅎㅎ

 진우가 좋아하는 계란이 나와서 더 좋아했죠.

 보드게임 때문에 살짝 삐지긴 했지만

잘 놀고 잘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우리 여행의 첫날밤은 저물었....을까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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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들어왔을 때 다른 여행자들도 속속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는 방이 모두 세 개.

우리방에서 함께 묵을 여행자도 들어오고 다른 방, 여성 여행자들도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가운데 테이블을 놓고 숙소 사장님이 전해주신 귤과 과자들을 먹으면서

여행지에서의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의경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두 명의 전역자들과

대학친구로 한명은 아직 학생으로 한명은 직장인으로 함께 떠난 여행자들

직장인 언니의 휴가에 함께 따라나선 여동생

내일로 여행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무작정 떠났다는 여성여행자

고향이 부산인데 한명은 서울에서 한명은 부산에서 따로 떨어져 살다가 이번 여행지에서 다시만난 여고동창생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거실에 모여 각자의 세상과 이야기들을 털어놓으며

여행지에서의 유쾌하고 즐거운 첫날밤을 만끽했습니다.

이런 자리가 진우에게 어떻게 보여졌을지 모르겠네요.

아빠가 계획한 여행지에서의 또다른 선물이 이뤄져서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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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와 아빠는 형들 누나들보다 먼저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하룻밤인데도 마치 우리 집인양 편안하게 느껴지는 풍경입니다.

진우와 아빠가 이것저것 놀며 책읽고 하는 동안 형들과 누나들이 일어났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내려주신 커피와 각자 먹을만큼의 토스트를 만들어 나누어 먹으며

오늘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진우가 좋아하는 계란이 무한제공된다는...

그치만 딱 한개 반만 먹기로!!!

비록 슈퍼식빵으로 만든 토스트지만 이런 것도 여행의 재미죠.

간단하게 아침식사로 손색이 없습니다.

어제 저녁 함께 한 여행자들이어서 그런지

부시시 일어나자마자 눈 마주치고 안녕하세요~~잘 주무셨어요~~~를 나누는 모습이

오랜 친구사이를 연상케하는 아주 친근한 모습들이었습니다.

물론 진우는 최연소자로 여행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더랬죠.

그렇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각자 어디로 떠날건지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는 아쉬운 작별을 하고서

다시 여행자는 길을 나섭니다.

어제 갔던 한옥마을에서 보지 못했던 경기전과 그 뒤쪽을 거닐기로 했습니다.

경기전은 조선을 창업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보관하기 위해 세운 건축물입니다.

이성계의 본관이 전주이니 이곳에 어진을 모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정유재란 당시 소실되었다가 복원된 후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이 훼손되었다고 하네요.

여기서도 기념사진^^

원래 경기전 입장료는 1000원입니다.

그런데 전 역시 운이 좋네요.

어제 가려다가 어제 먹방찍느라 못갔었는데

이런 행운이...ㅎㅎㅎ

경기전에 들어가면 만나는 문의 디딤돌입니다.

찬란한 우리 역사를 만든 분

어진을 모시는 곳입니다.

앗!!! 어제 함께 했던 여행자들과 마주쳤네요.ㅎㅎㅎ

언니와 동생인데

형제끼리 이렇게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구요.

이 분들 외에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분들도

여행지에서 몇번이고 마주쳤습니다.

아마 어제도 여행 중에 지나쳤을지 모를 사람들이었을텐데

인연이란 참 묘한 것 같습니다.

모르던 사람을 알게되고

또 새롭게 만나게 되고

그렇게 만나면 또 반갑고...

저기 앞서가는 형들도 어제 만났던 여행자들입니다...^^

어진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새벽에 눈이 좀 내렸다더니 잔디밭에 하얗게 깔렸네요.

어진박물관입니다.

아빠는 냅두고 성큼성큼

씩씩하게 다니는 진우군입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물들도

꼼꼼히 읽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처럼 대충대충이 없습니다.

아마 가자고 하지 않았으면 어진박물관에서 하루종일 있었을겁니다.

사진으로 만나는 어진박물관

사진으로 만나는 어진박물관

사진으로 만나는 어진박물관

아...아니구나...진우 기념사진.

경기전과 전동성당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유교를 숭상했던 조선이 말기에 많은 탄압을 행했던 대상. 천주교.

그 성당이 경기전을 내려다봅니다.

가보지 못한 곳은 꼭 가봐야 한다고

진우는 아빠를 냅두고 마구마구 뛰어다닙니다.

경기전 인근의 교동아트

옛 거리를 연상케하는 상점들.

정체성을 알 수 없는 건축물

거리 곳곳이 문화로 빽빽합니다.

그리고 찾은 곳은 동학혁명기념관

이곳 또한 조선 말기 농민봉기의 상징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곳입니다.

조선 최초의 임금과 조선 말기의 농민들

이것 또한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이들은 조선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그리고 진우는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조선도 중요하지만

내 배가 더 중요하죠.ㅋㅋㅋ

다시 찾은 먹방의 현장입니다.

오늘은 어제 간과했던.

배가 너무 불러서 간과할 수밖에 없었던 먹거리들을 다시 찾았습니다.

첫번째 먹은 건 고기완자!!!

역시 잘 먹습니다.

다섯개 완자를 진우 세개 아빠 두개...ㅠㅠ

고기완자를 꿀꺽한 진우와 다시 찾은 다우랑 수제만두집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줄이 길었네요.

가장 유명한 새우만두

고기만두, 김치만두, 새우만두, 만또, 완자 등등

토스트를 먹긴 했지만 그래도 출출한 우리의 배를 채워줄

간식거리들...ㅋㅋㅋ

또 먹습니다.

이것또한 빼먹을 수 없는 코스중 하나.

고로케!!!

먼저 크림치즈고로케

전주비빔밥고로케!!!

진우도 한입씩

크림치즈보다는 전주비빔밥고로케가 맛있었습니다.

진우가 먹기엔 살짝 매콤했는데 그래도 잘 먹네요.

그러고 밖으로 나왔더니 함박눈이 쏟아졌습니다.

배를 채운 우리는 기차 시간이 조금 남아서

서점을 향했습니다.

한옥마을 인근

홍지서림입니다.

그리고 그 인근의 헌책방들

헌책방에서 득템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라 기차를 놓칠뻔했습니다.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역에 도착!!!

마지막 기념사진을 찰칵!!!

이제 집으로 향합니다.

일상에서의 탈출, 일탈.

일상이 행복이라고 자부하던 아빠가

일탈에서 일탈스러운 행복을 느끼고

다시 일상 속으로 가려고 합니다.

제법 포즈도 잘 취해주는 진우군.

다시 인파속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기차가 들어오고

우리는 훌쩍 몸을 싣습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마침내 우리는 일상 속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한강을 건너

다시금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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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의 1박 2일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진우는 여행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또 어떤 것인지 알게되었을 겁니다.

해외여행도 좋고

콘도여행도 좋고

캠핑여행도 좋습니다.

모든 여행은 다 좋습니다.

여행은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떠날 수 있는 용기

떠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기에

용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일상에서의 탈출이 일상의 소중함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용기가 없으면 일상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일상을 떠나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

그것 또한 여행일 것입니다.

아빠뿐만 아니라 진우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우는 조금 더 성장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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