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km 도보 여행 계획

by 이재

스리랑카를 걸어서 여행하기로 했다. 하루에 20km씩 걸어서 이동한다. 출발지는 캔디이고, 목적지는 약 80km 떨어진 누와라 엘리야로.


목적지는 어디든 상관이 없어서, 떠나기 전까지도 계속 고민했다. 시기리야, 누와라 엘리야, 엘라, 콜롬보, 나곰보, 어디든지 정해도 좋으니까, 오히려 곤란하다. 강력하게 원하는 장소가 없으니 오히려 결정하기 어렵다.


타협하지 않는 건 도보로 여행하는 것이다. 일주일 전에도 콜롬보에서 캔디로 이동할 때 도보여행을 할까 하다 그만뒀었는데, 이번에는 실행할 때가 됐다. 그저께 우더워터 켈러 보호구역을 다녀오고, 걷는 것의 즐거움을 느껴서 좀 더 즐기려 한다.


다만 장마철이라 걱정이다. 가능한 비가 오지 않는 아침에 출발해서, 오후에는 끝내야겠지. 약 6시간 걷는다고 가정하면 20km씩 갈 수 있을 것이다.


숙소도 애매하다. 하루에 걸을 것으로 예상하는 20km 지점마다 숙소가 있지 않고 듬성듬성 있다. 첫 번째 숙소까지는 13km, 그다음 숙소까지는 30km다. 10~20km는 걱정이 없는데 30km는 가능할까? 거기에 비까지 온다면? 숙소에 도착했는데 꽉 차 있다면? 구글지도에는 연락처도 없는 현지 숙소가 많았다.


괜찮다. 도움을 구하면 된다. 걷다가 정 안 되면 지나가던 툭툭을 잡고 이동하면 된다. 완벽한 계획 속에서만 행동하길 바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스리랑카에 온 지 2주가 됐는데, 이제야 여행하는 설렘이 든다. 2주 동안은 호캉스였다면, 이제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다.



스리랑카에서 홍차 한잔 어떠세요? (https://brunch.co.kr/brunchbook/celyon)를 이어서 연재하는 작품입니다.


스리랑카 한 달 여행 중이고, 이미 2주가 지난 시점입니다. 앞선 2주는 호텔을 기점으로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앞으로의 2주는 걸어 다니며 현지인들만 있는 식당에 들르거나, 현지인의 집에서 차를 얻어마시기도 하고, 홍수를 맞닥뜨리는 등의 우여곡절을 담습니다.


D885DFBF-0CC3-4F7A-951C-038AC47FD0F2_1_105_c.jpeg 캔디 차 박물관


월, 목 연재